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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꺾고 2007 아시안컵 본선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다. 소득도 있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국은 5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최종 평가전에서 조재진이 두골을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페널티킥으로 한골을 만회한 우즈벡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베어벡호는 지난 달 23일 소집훈련에 들어간 뒤 가진 두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고 6일 결전지인 인도네시아로 떠난다. 한국은 오는 11일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D조 1차전을 갖는다.
마지막 평가전이었지만 베어벡 감독의 다양한 실험과 테스트가 이어졌다. 조재진과 이동국이 번갈아 가동됐고, 후반에는 처음으로는 투톱이 포진했다. 더블볼란테(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라인도 변화가 시도됐다.
경기중 베어벡 감독이 집중 조련하고 있는 다양한 공격 전술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라인과 더블 볼란테의 호흡이 맞지 않아 상대에게 잦은 중거리슛 기회를 내주는가 하면 한순간의 집중력 저하로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장면도 잇따랐다. 아시안컵 개막 때까지 보완하고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었다.
우즈벡전에 나선 스타팅 멤버의 특징은 조재진의 원톱 기용과, 노장 수문장 이운재 투입, 그리고 좌우 윙백에 각각 김동진 송종국을 세우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정우를 포진시켰다.중앙 수비에 김진규의 파트너로 그의 소속팀 후배 강민수를 가동했다. 지난 달 29일 이라크전(3-0승)과 달리한 부분들로 마지막까지 주전 경쟁을 유도하고 호흡이 맞는 짝을 찾으려는 베어벡 감독의 의도가 깔려 있었다.
막판으로 접어든 경쟁을 의식한 듯 새로 투입된 선수들의 몸놀림은 남달랐다. 특히 이동국의 가세로 주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조재진이 날았다. 이동국의 부상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한국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노릇을 했던 조재진이지만 이동국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
이동국에 밀리지 않으려는 조재진의 의지가 번득였다. 경기 시작 5분만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최성국이 우즈벡 수비라인 틈을 노리고 짧게 스루패스해 준 공을 이어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지체없이 오른발슛, 그대로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조재진의 슈팅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19분, 이번에는 조재진의 머리였다. 왼쪽 윙포워드 염기훈이 가운데로 날카롭게 크로스하자 조재진이 솟아 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한국의 두 번째 득점. 중앙에서의 공간 침투, 측면에서의 크로스에 이어진 기회를 모두 골로 연결한 것이다.
조재진의 A매치 득점은 지난해 10월 11일 시리아전 이후 9개월 만. 지난 달 2일 네덜란드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이라크와 평가전에는 출전도 못했지만 골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었다.
한국은 이후에도 경기를 지배, 34분께 김정우의 헤딩슛, 41분께 염기훈의 강슛으로 우즈벡 문전을 두드리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보였다.
너무 많은 변화를 준 탓인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역시 아시안컵 본선 진출국인 우즈벡이 전열을 가다듬은 뒤 날카로운 역습을 펼친 반면 한국의 페이스는 뚝 떨어졌다. 결국 15분께 손대호가 한국 문전을 파고드는 우즈벡 공격수를 골에어리어 안에서 태클로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줬고, 우즈벡의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이를 침착하게 차 넣어 한국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우즈벡은 20분께 다시 제파로프가 결정적인 슛을 날린 것을 비롯, 40분에도 비마에프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강슛을 때리는 등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다.
반면 한국은 이동국-우성용 투톱도 이렇다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전반과 같은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국의 경기 막판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한게 위안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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