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프로배구는 고교 졸업 예정자가 신인드래프트를 거쳐 다음 시즌 V리그에 신인선수로 참가한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선수들이 이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 보니 여자프로배구에서 중고신인이라는 표현은 낯설다.
고교 졸업 예정자가 KOVO 신인드래프트 신청을 거부하면 5년 동안 프로배구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 그래서 프로에 오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올해 수원시청에서 한솥밥을 먹던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해 9월 2021~22 V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냈고 프로팀 지명을 받았다.
시즌 초반 이고은의 백업세터로 활약하던 이윤정은 지난달 21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첫 선발 출전했다. 당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부진에 빠진 팀 분위기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이윤정에게 기회를 줬다. 그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3-0 완승을 거뒀다. 이후 이윤정은 계속 선발로 기용됐고 구단 최다 타이인 8연승을 이끌었다. 팀의 ‘복덩이’가 된 것은 물론이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은 분명히 능력있는 선수다”며 “항상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경기에 들어가면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있게 해라’, ‘공격수를 믿고 공을 올려줘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지난 19일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패한 뒤 “이윤정의 토스가 스피드가 있다보니 (도로공사의 공격속도가) 반 템포 정도 빨라졌다”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이윤정의 존재감은 데이터로 선수들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윤정은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나선 3라운드 톱랭킹 포인트에서 286.8점을 기록했다. 김하경(IBK기업은행·296.6점), 김다인(현대건설·289.8점)에 이어 세터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3라운드 전체 포지션을 통틀어 15위이자 국내 선수 가운데 11다. 시즌 중반 뒤늦게 주전을 꿰찼음에도 시즌 랭킹도 세터 부문 6위(613.8점)에 자리했다. 지금대로라면 더 높은 순위 상승은 시간문제다.
서브를 넣을때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취해 ‘꾸벅좌’, ‘유교세터’라는 별명도 얻은 이윤정은 “처음에는 경기에 나가 많이 떨렸지만 언니들이 ‘다 때려줄테니 자신있게 올려라’고 격려해준 덕분에 편안하게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팀에 와서 좋은 경기를 하는 이유는 스태프 선생님들이 열심히 훈련을 도와주고 아픈 데를 치료해주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슬기는 올해 V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구단으로 우선지명권을 가진 페퍼저축은행에 1라운드 6순위에 지명되면서 ‘늦깎이 신인’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신생팀 지휘봉을 잡고 선수를 찾던 김형실 감독이 수원시청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프로행을 적극 권유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서도 문슬기는 두각을 보이고 있다. 톱랭킹 포인트 414.0점으로 올 시즌 리베로 부문 5위에 랭크돼있다. 최근에는 ‘93년생 리얼 신인’ 김세인(18·톱랭킹포인트 192.6)과 함께 수비 부담을 나눠 지고 있다.
‘중고신인’ 이윤정, 문슬기 외에도 진짜 신인인 흥국생명 레프트 정윤주(18·톱랭킹포인트 519.4)도 여자 프로배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1월 26일 현대건설전에 첫 선발 출전해 15점을 올린 뒤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정윤주는 3라운드 웰뱅톱랭킹 레프트 순위에서 11위(238.0점)에 자리 잡을 정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뉴페이스들의 활약은 도쿄올림픽 4강 신화로 달아오른 여자 프로배구 열기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야구, 배구, 당구의 종목별 공식기록을 바탕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개념 선수 평가 시스템이다. 포지션 부문 랭킹 차트는 물론이고, 선수 개개인의 점수 현황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웰뱅톱랭킹은 V리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과 함께 공격, 서브, 블로킹, 세트, 리시브, 디그 등 경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플레이를 점수화해 선수 능력을 평가한다. V리그를 중계하는 방송사(KBS N스포츠, SBS스포츠)에서도 웰뱅톱랭킹을 제공하고 있어 배구팬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선호하는 해설진과 함께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