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루마니아 축구계 "MBC가 우리를 조롱했다" 분통

  • 등록 2021-07-26 오전 11:33:59

    수정 2021-07-26 오후 2:00:18

루마니아 축구협회가 MBC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사진=루마니아 축구협회 SN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루마니아 축구계가 자막으로 자국 선수의 자책골을 조롱한 MBC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루마니아 축구 관련 사이트는 26일 공식 SNS를 통해 “한국 공영방송 MBC가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mocked)했다”고 글을 올렸다. 아울러 당시 MBC가 올린 자막 사진도 같이 올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루마니아와의 2차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MBC의 문제 장면은 전반 27분 루마니아의 자책골 순간 나왔다.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루마니아 수비수 마리우스 마린의 발을 맞고 루마니아 골문 안으로 들어났다.

MBC는 후반 시작 전 중간 광고를 내보내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MBC는 잠시 후 이 자막 대신 중계진 이름으로 넣어 대체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MBC의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국가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을 삽입해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 우크라니아 대표팀을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해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 아이티 선수들의 입장 때는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마셜 군도를 소개할 때는 ‘1200여개의 섬들로 구성,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표현했다. 엘살바도르 선수단 소개에서는 비트코인 사진을 삽입해 “부적절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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