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투명한 미래에 방황하기도,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는 청춘이지만 꿋꿋이 자신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혜준(박보검 분), 안정하(박소담 분), 원해효(변우석 분)의 눈부신 오늘이 설렘을 선사했다. 청춘의 얼굴을 현실적으로 녹여낸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의 시너지는 훌륭했다. 청춘의 페이지를 채워가는 이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한 안길호 감독, 하명희 작가의 진가도 어김없이 빛났다.
이날 방송은 배우를 꿈꾸는 모델 사혜준의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중이지만, 오디션에서는 인지도로 밀리는 존재감 작은 배우에 불과했다. 화려한 런웨이에서 내려온 사혜준은 내일을 고민하고, 오늘을 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보통의 청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혜준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돈을 떼먹어왔던 에이전시 대표 이태수(이창훈 분)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이태수는 마음대로 하라면서도, 지금의 ‘사혜준’은 자신이 만들어줬는데 무슨 배우가 되겠냐며 “넌 안돼”라고 자극했다. “네가 해효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네가 조바심 나는 거 그거잖아”라며 친구 원해효와의 비교도 서슴지 않았다. 사혜준은 다시 한번 참았다. 벌금을 내는 한이 있어도 돈은 못 준다는 이태수에게 그는 “그 돈 받으려면 당신보다 더 더러운 짓 해야 되는 거 아니까. 그럴 시간이 나한테 없어”라고 일침을 가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혜준을 위로하는 건 할아버지 사민기(한진희 분)의 따스한 응원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같은 마음일 수는 없었다. 아빠 사영남(박수영 분)은 잡히지 않을 뜬구름을 쫓는 아들 사혜준이 못마땅했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사혜준에게 선택의 순간도 찾아왔다. 입영 통지서가 날아든 것. 모든 걸 정리하고 군대에 가라는 아빠, 자신을 집안의 골칫덩어리로 여기는 형의 뼈 아픈 한마디는 사혜준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듯했다. 가족만큼은 자신을 믿어줄 거라는 확신으로 주변의 냉소, 팍팍한 현실을 버텨온 사혜준에게는 상처일 수밖에 없었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엄마 한애숙은 남편을 타이르며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기다리자 했고, 모진 말을 쏟아낸 아빠 사영남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청춘기록’은 첫 방송부터 결이 다른 감성으로 청춘의 빛나는 오늘을 담아냈다. 서로 다른 색을 가진 청춘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의 시너지는 기대 이상으로 완벽했다. 박보검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주변의 냉소적인 평가와 만류에도 소신껏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 단단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초라해지고 상처받는 청춘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극대화했다. 박소담의 변신도 돋보였다.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야무지고 당찬 안정하의 모습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녹여내며 매력을 배가시켰다. ‘맞춤’ 캐릭터를 입은 변우석의 활약은 같은 꿈을 가진 박보검과의 케미스트리를 더욱 기대케 했다. 하희라, 신애라 등 청춘들이 써 내려가는 페이지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나갈 연기 베테랑들의 열연도 극의 재미를 더했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 2회는 오늘(8일) 오후 9시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