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대작 실패…韓영화 6년만에 마이너스

상업영화 40편 평균 추정수익률 -17.3%
  • 등록 2019-02-19 오전 9:57:01

    수정 2019-02-19 오전 10:45:3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대작의 잇단 실패로 한국영화가 6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한국영화산업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 개봉작 중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17.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수익률 18%에서 하락한 수치다. 2012년 이후 한국영화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이다.

수익률 폭락의 주요 원인은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인 고예산 영화들의 흥행 부진이다. ‘인랑’ ‘물괴’ ‘협상’ ‘명당’ ‘창궐’ ‘스윙키즈’ ‘마약왕’ ‘PMC:더 벙커’ 등 관객이 몰리는 성수기를 노린 텐트폴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 미치며 패했다. 관습적인 흥행코드를 나열한 서사와 성수기를 노린 일률적인 배급 전략이 지적됐다.

제작비 상승도 수익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총제작비는 103.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평균 순제작비는 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영화에 스크린이 몰리는 현상은 심화됐다. 일별 상영점유율 기준 1위 영화가 평균 33%, 2위가 20.7%, 3위가 13.8%를 나타냈다. 1~3위 영화의 합이 67.5%를 차지했다. 일별 상영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한 영화는 총 9편이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경우 일별 최고 상영점유율이 77.4%, 40% 이상 일수가 21일로 나타났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상영점유율 53.3%로 시작해 개봉 4일 만에 59%로 오르기도 했다.

여성 감독 및 주연 상업영화는 증가했다. 지난해 상업영화 77편 중 핵심 창작 영역에 여성이 참여한 영화 편수는 감독 10편(13%), 제작자 15편(19.5%), 프로듀서 23편(29.9%), 주연 24편(31.2%), 각본 23편(29.9%)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감독과 주연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만 촬영감독은 한 편도 없었다. 여성 감독 영화의 평균 관객 수는 59만 명으로 전년 대비 28.8% 증가했고, 여성 주연 영화의 평균 관객 수는 57만 명으로 전년 대비 41.4% 증가했다.

지난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858만 명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이는 전체 관객 수의 4%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이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총 113편의 관객 수는 전년대비 47.9% 감소한 110만 명으로 전체 관객 수의 0.5%였다.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2억163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반면, 매출액은 1조8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1015만 명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전년보다 하락한 50.9%를 기록하면서 8년 연속으로 50%대를 아슬아슬하게 지속했다. 인구 1인당 관람횟수는 4.18회로 2013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배급사 관객 점유율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롯데가 17.1%로 1위에 올라섰다. 디즈니는 13.9%를 차지하며 2위로 약진했다. 15년간 부동의 1위였던 CJ ENM은 13.3%에 그쳐 3위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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