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귀네슈 감독(오른쪽)의 방문에 긴장한 듯한 최용수 감독(왼쪽), 사진=최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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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최선 기자]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최용수 서울 감독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28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3-1승을 거뒀다. 수원에게 돌아갔던 선두 자리를 다시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최용수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이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의 세뇰 귀네슈(60·터키) 감독이 인터뷰장에 나타난 것이다. 귀네슈 감독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서울의 사령탑을 지냈다. 서울의 공격축구도 이 때 완성됐다.
최용수 독은 귀네슈 감독이 등장하기 전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심정이다. 경기 전부터 부끄러웠다. 내가 몇점으로 판단하기 힘들지만 원하는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에는 위험한 순간이 나왔다. 불쾌했다. 강한 팀은 일관성 있는 팀이다"며 귀네슈의 방문을 은근히 걱정했다.
귀네슈 감독은 최용수 감독을 보고는 크게 기뻐했다. 귀네슈 감독의 악수에 최용수 감독도 반가워했다. 귀네슈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제일 궁금했다. 혼자서 잘 하고 있는지 말이다. 어제 저녁에도 만났는데, 경기에서 이길 자신은 있는데 부담이 심하다고 하더라.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걱정도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경기전에도 인사를 했다. 3-0으로 이기라고 했다. 시축 때도 데얀에게 패스했는데, 골 많이 넣으라는 의미였다. 결론적으로 원하는대로 됐다"고 경기 승리를 축하했다.
하지만 곧이어 쓴소리도 이어졌다. 그는 "감독들은 더 좋은 것을 보고 싶어한다"면서 "훨씬 더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터키 축구와 비교도 했다. "터키는 템포가 더 빠르다. 한국은 예측할 수 없는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 템포가 빨라야 그런 장면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남겼다. "(고)명진이는 예전에도 기대가 컸다. 아직도 기대하고 있지만 조금 부족해보였다. (고)요한이는 어디에 넣어도 잘 뛰는 선수였다. 오늘도 좋은 경기 잘 봤다. 첫 득점에 기여한 아디도 아주 좋았고 움직임이 좋았던 하대성도 잘했다"고 칭찬했다.
| ▲ 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과 귀네슈 감독(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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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귀네슈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튼), 박주영(아스널)에게 그는 "일단 선수는 뛰어야 한다. 돈보다는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젠 서울의 사령탑이 아니기에 마음 놓고 쓴소리를 할 수 있었다"는 귀네슈 감독의 한마디의 최용수 감독의 긴장한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