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의 기반 위에서 치러진 LG 신년 하례식

  • 등록 2010-01-06 오후 2:52:08

    수정 2010-01-06 오후 3:32:46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보통 신년 하례식이라고 하면 밝은 분위기가 먼저 떠오른다. 새로운 한해에 대한 기대와 포부를 밝히고 마음을 모으는 자리. 그러나 LG 트윈스의 2010년 첫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안성덕 LG 스포츠 사장의 신년사는 이런 LG의 분위기를 잘 반영했다. 안 사장은 "팬들과 함께 야구를 본 적이 있다. 팬들은 우리를 향해 "이겨도 LG,져도 LG라고 외치고 있다. LG 트윈스는 이처럼 팬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구단"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 사랑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팬이 등 돌리지 않는 승률을 올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LG는 2002년 이후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성적은 6-6-6-8-5-8-7등. 매번 부활을 다짐했지만 아직 이뤄내는데는 실패했다.

LG의 신년 하례식은 말 뿐인 부활의 다짐 보다는 반성의 기반 위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가 읽혔다.

안 사장은 "8개 기업이 경쟁하는 곳에서 최근 우리 팀의 성적이라면 일반 기업에선 이미 도태됐을 것이다. 믿음의 힘을 이야기 하고 싶다. 부진의 질곡을 끊고 팬들의 사랑을 돌려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올시즌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유일한 시상이었던 '덕아웃 파이팅상'에서도 이런 의지가 엿보였다.

덕아웃 파이팅 상에는 투수 봉중근과 내야수 정성훈이 선정됐다. 이 상을 만들고 주인공을 선정한 인물은 구본준 구단주였다.

안 사장은 "어느 구단주 보다 많이 야구장을 찾는 구 구단주께서 가장 유심히 보는 곳이 덕아웃이다. 그 중 두 선수가 팀을 위해 가장 열심히 파이팅을 내는 모습을 보셨다며 직접 자비로 이 상을 마련했다. 선수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TV 중계를 보다보면 지는 것 보다 지고 있을 때 기 죽은 선수들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질때 지더라도 더 활기찬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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