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스페셜②]'정 떨어지는 연기도 호평'...김명민의 힘

  • 등록 2008-10-01 오후 12:42:46

    수정 2008-10-01 오후 7:08:55

▲ 김명민이 거쳐온 캐릭터들.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 '하얀거탑' 장준혁, '불량가족' 오달건, '불멸의 이순신'의 이순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수목드라마 시청률 선두를 이끌고 있는 연기자가 지휘자 강마에 역의 김명민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만큼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느낄 수 있는 김명민이 ‘포스’는 절대적이다. 더구나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이 보여주고 있는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기존 출연작들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민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2005년 방송된 KBS 1TV 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다. 당시 첫 타이틀롤을 맡았던 김명민은 진중하고 위엄이 서려 있는 목소리에 선 굵은 연기로 이 드라마를 최고 30%대의 시청률로 이끌었다.

이후 주연급 연기자로 본격 도약한 김명민은 SBS ‘불량가족’에서는 껄렁껄렁한 불량배 오달건 역을 맡아 이순신과는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또 MBC ‘하얀거탑’에서는 외과의로서 천재적이면서 출세에 대한 욕심이 강한 장준혁 역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적잖은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올라서면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악한 이미지가 있는 배역을 꺼려하는데 김명민은 그러지 않았다.

‘하얀거탑’에서 연기한 장준혁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과신으로 오만한 데다 출세를 위해 의료사고의 책임을 후배에게 떠넘기는 등 타이틀롤이었지만 악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캐릭터였다.

이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맡고 있는 강마에는 더하다. 온갖 잘난 척(?)에 실력이 없는 연주자에 대해서는 ‘똥덩어리’라고 부르는 등 독설도 마다하지 않아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이 뚝뚝 떨어지게 만든다.

지난 9월24일 방송된 ‘베토벤 바이러스’ 5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의 9급 공무원 두루미(이지아 분)의 기획안이 채택돼 구성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연주 지휘를 맡아 성황리에 끝낸 강마에가 석란시장으로부터 시향 출범 제의를 받은 뒤 기대에 부풀어 있던 단원들에게 결별을 통보하는 과정도 가관이었다.

“설마 여러분들이 시향 단원이 될 거라고 생가하신 건 아니겠죠? 잊어버리셨다면 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힘주면서) 여러분들은 아마추어입니다.” “시향이 만들어진 게 저 때문이라는 걸 여러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는 소립니다. 여러분이 아닙니다. 접니다. 저.”

시향 제안을 하기 위해 만난 시장(이한위 분)이 “요기 앉으시지요. 요기가 제일 푹신하고 편합니다”라며 앉기를 권하자 “제일 편한 건 제 침대죠. 용건부터 말하세요. 상식이 있다면 공연 끝나고 얼마나 피곤한지 잘 아시잖습니까”라고 말대꾸를 하는 것을 보면 위, 아래도 없다.

김명민은 이런 강마에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항상 누군가를 비꼬고 깔보는 듯하게 목소리 톤까지 바꿔 연기를 하고 있다. 김명민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목소리 톤에 대해 “방심하면 원래 내 모습이 나올 수도 있어 촬영 중 틈이 나도 눈을 붙이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기, 작품에 대한 김명민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캐릭터적으로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는 역할인데도 이런 김명민의 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소름끼친다”, “10점 만점에 10점을 다 줘도 모자라다” 등 찬사 일색이다.

김명민의 무한변신이 또 한번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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