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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나가노의 한 체육관 밖으로 울산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날 간간이 내리는 비에 나가노 공기는 습했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체육관엔 에어컨조차 준비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이런 열약한 조건 속에서도 더위를 잊은 채 새 시즌을 위해 뻘뻘 땀을 흘렸다.
그동안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왔던 현대모비스는 지난 6일부터 일본으로 장소를 옮겨 비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일본 도쿄와 나가노를 오가는 현대모비스는 일본팀과 6차례 연습경기를 가진 뒤 16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현대모비스는 2021∼22시즌 신인상을 받은 이후 꾸준하게 성장한 이우석(25)과 ‘슈퍼루키’ 박무빈(23)의 등장, 고참 선수들의 노련함을 앞세워 지난시즌 6위를 차지했다. 이제 현대모비스는 2024∼25시즌 우승을 바라본다.
고민이 깊었던 마지막 퍼즐을 2020~21시즌 현대모비스에서 외국인선수 최우수상(MVP)를 받은 숀 롱(31)이 채워주면서 조동현(48) 감독의 기대 역시 부풀어 올랐다.
롱은 “3년만에 돌아온 현대모비스에서 집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며 “일본에서 뛰면서 20득점 10리바운드도 꾸준히 했고, 득점왕 타이틀도 가졌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우승 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3년전과 비교해도 확실히 롱이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성장한 게 느껴진다”며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팀에 좋은 변화 이끌어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실제 롱은 휴식시간에 게이지 프림(25)과 “덥고 힘들어서 2㎏은 빠진 것 같다”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올 시즌 감독님은 물론 선수들, 또 코치진과 팬들까지 한마음으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며 “비시즌 성실하게 준비해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을 옮긴 한호빈(32)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한호빈은 좋은 조건을 얻어내지 못한 채 고양 소노를 떠나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한호빈은 “팀을 옮긴다는 게 쉽지 않았았고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며 “조 감독님이 저에게 원하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흩날리던 비가 그치고, 나가노 하늘을 붉게 물들였던 태양도 사라지면서 현대모비스의 훈련 일정도 끝났다. 현대모비스는 14일 일본 나가노에서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와 5번째 연습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