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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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손흥민이) 불필요하게 가졌던 무게감은 제가 나눠서 지겠습니다.”
팔레스타인전을 하루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밝힌 각오였으나 결과적으로 더 짐을 지우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3차 예선 첫 경기를 무승부로 시작한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 원정에서 첫 승에 재도전한다. 같은 조에 팔레스타인보다 FIFA 랭킹이 높은 팀이 3개 팀이나 되기에 험난한 여정이 펼쳐지게 됐다.
이날 홍 감독은 2014년 6월 27일에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이후 약 10년 2개월 만에 A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팬들은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있는 홍 감독에게 온전한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
|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 시작 전 한국 관중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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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선수단에 이어 홍 감독 소개 영상이 나오자, 야유를 보냈다. 경기 중 전광판에 홍 감독의 모습이 잡힐 때마다 더 거센 야유를 가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쉽지 않은 장면”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충분히 팬들의 마음도 이해하고 제가 견뎌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결국 홍 감독을 향한 야유는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응원석으로 향했다. 이어 팬들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면서 “못하기를 바라고 하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부터 못 한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뒤 “(관중석에) 찾아간 것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셔도 되는데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0으로 경기를 마친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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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이 짐을 나눠서 지겠다고 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역시 홍 감독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팬들의 야유에 “속상하지만, 주장으로 팀을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려야 한다”라며 “이미 결정된 과정에서 바꿀 수 없는 부분이고 믿고 가야 한다. 어렵겠지만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팬과 대치한 김민재의 행동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며 “팬과 선수의 관계는 좋아야 한다. 한국이라는 팀의 승리를 응원하려고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격려해 주시면 정말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뛸 힘이 분명히 생긴다”라고 전했다.
|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 대 0으로 경기를 마친 후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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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손흥민은 홍 감독을 걱정했다. 그는 경기 후 홍 감독이 선수단에 해준 말이 있냐는 물음에 “감독님께서 쉽지 않으셨을 텐데 한마디 한마디씩 꺼내시는 자체가 어려울 것 같았다”라며 “선수들에겐 ‘잘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