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리얼리티 어디까지

  • 등록 2012-07-09 오후 2:04:58

    수정 2012-07-09 오후 2:04:58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다이어트워6’(사진 위)지원자들이 촬영 도중 몸싸움을 벌였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데이팅 인 더 다크’는 암실 속 출연자들이 벌이는 선정성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XX아 조용히 해라.” “X질래?” 20대와 30대 성인 여성 두 명이 밥을 먹다 싸움이 붙었다. 서로 머리를 잡고 승강이를 벌였다. 20대 여자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됐다. 눈 주위에 피멍이 들고 손톱으로 긁혀 상처도 났다. 지인들이 말렸지만 두 사람 사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오갔다.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 ‘다이어트워6’ 속 얘기다. 지난달 30일 방송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막장 예능’으로 변질되고 있다. 자극성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다. ‘다이어트워6’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방송 내용이 불쾌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프로그램 폐지해달라’(yslkin03)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선정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위도 세지고 있다. “한 번 만져 보실래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지난 3월 ‘데이팅 인 더 다크’란 소개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암실에서 남성이 옆자리에 앉은 여성의 허벅지를 손으로 여러 차례 만지는 장면과 소파에서 일어난 남성이 여성에게 자신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손으로 만지도록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여과 없이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평일 오후 1~10시)에 재방송해서다. 지난해 서울신문 STV의 ‘쇼킹한 걸’은 방통심위 최고 제재수위인 과징금 부가(1000만원)조처를 받았다. 20대 여성 출연자가 남성용 콘돔을 불어 터트리는 선정적 장면 때문이다. 다매체 무한 시청률 경쟁 시대. 시청률을 위해 선정적인 장면을 거르지 않고 내보낸 제작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부 김미령(43) 씨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일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낯이 뜨거워 볼 수가 없다”며 “심지어 욕설까지 대놓고 하고 그것을 ‘삐’ 처리만 하는 수준으로 편집해 내보내는데 좀 더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제작진의 각성을 요구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 수위를 높이면 거기에 반응하는 시청자의 자극 수위도 높아져 방송이 더 선정적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주정순 미디어 세상 열린 사람들 사무국장은 “미디어를 통한 청소년 모방이 문제”라며 “제작진의 여과 의지와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이워트워6’ 관계자는 “(일반인 출연자 다툼 장면은)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 간 갈등의 골을 보여주기 위한 스토리 전개상 뺄 수 없는 장면이었다”며 “하지만 선정성을 우려해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을 최대한 편집으로 잘라냈고 욕설도 ‘삐’ 처리해 내보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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