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회복한 K-1, 예전 명성 되찾을까?…3일 요코하마GP

  • 등록 2010-04-02 오후 2:22:34

    수정 2010-04-02 오후 2:22:34

▲ 바다 하리, 알렉세이 이그나쇼프. 사진=K-1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일본 입식격투기 대회 K-1이 2010년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다. 오는 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요코하마 대회를 시작으로 올시즌 일정을 본격 시작한다. 지난 달 27일 K-1 일본 맥스 대회가 열렸지만 진정한 K-1 대회의 시작은 이번 요코하마 대회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K-1은 대회 일정을 제대로 확정짓지 못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회 규모도 전 세계를 돌면서 이벤트를 개최했던 과거와 달리 크게 축소됐다. K-1 경영진은 심지어 매년 열었던 월드그랑프리 대회를 2년에 한 번씩 여는 방안까지 진지하게 검토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K-1은 스타트를 끊는다. 나름대로 K-1은 첫 대회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준비했다. 현재 K-1의 최고 인기스타인 바다 하리(모로코)를 비롯해 세미 쉴트, 피터 아츠(이상 네덜란드), 제롬 르 밴너(프랑스), 구칸 사키(터키),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우크라이나), 알리스타 오브레임(네덜란드) 등 최고선수들이 나선다. 실력 위주의 전문 입식타격 대회를 강조했던 초창기로 돌아가려는 의지가 역력하다.

K-1은 앤디 훅이나 어네스토 호스트, 피터 아츠와 같은 입식타격기 전문 강자들이 활약했던 시절에 최고의 경기 수준을 보여줬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무 흥행에만 몰두한 나머지 격투기에 적합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아케보노나 밥 샙과 같은 이벤트성 선수들이 등장했고 상대적으로 전문 입식타격기 선수들은 찬밥 신세가 됐다.
 
결국 K-1으로선 이것이 자충수가 됐다. K-1을 지지했던 골수팬들이 모두 떠나버렸다. 각종 격투기 스캔들까지 얽히면서 한 때 반짝했던 인기는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뒤늦게 K-1은 초심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전문 입식타격가가 아닌 선수는 오브레임 정도. 하지만 오브레임 역시 하리와 아츠를 꺾는 등 K-1에서도 강력한 실력을 자랑한다.
 
메인이벤트는 하리 대 알렉세이 이그나쇼프(벨로루시)의 대결. 하리는 클럽 종업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출전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스스로 사건을 부정하면서 문제없이 경기에 나서게 됐다.

하리는 한 번도 월드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른 적은 없다. 그럼에도 화끈한 경기운영과 쇼맨십으로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체급 타이틀전이 아닌 경기가 메인이벤트로 결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하리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상대인 이그나쇼프는 2000년대 초반 K-1에 혜성처럼 등장한 주인공. 전성기 시절에는 세미 쉴트, 피터 아츠, 마이크 베르나르도 등 최강자들을 잇따라 제압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2003년에는 네덜란드 대회에서 하리를 3라운드 KO로 꺾은 적도 있다.

하지만 이후 알콜 중독에 빠지는 등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 기량이 급격히 퇴보했고 결국 그저그런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해에는 각종 대회에 출전해 5경기를 치렀지만 2승3패에 그쳤다.

그래도 최근 벨로루시에서 뉴질랜드로 본거지를 옮긴 뒤 조금씩 과거의 기량과 몸상태를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해에는 '절대강자' 쉴트와의 경기에서 선전을 펼친 끝에 판정패를 당하기도 했다. 하리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지만 이그나쇼프가 과거의 기량을 얼마나 회복했느냐가 승부의 변수다.

K-1의 베테랑인 쉴트와 아츠, 밴너 등도 경기에 나선다. 지난 해 포함, 통산 네 차례 월드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던 쉴트는 에롤 짐머맨(수리남)과 맞붙는다. 짐머맨이 최근 떠오르는 신예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쉴트의 상대가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오히려 아츠와 밴너의 경기가 관심을 모은다. 통산 3번의 월드그랑프리 우승을 자랑하는 아츠는 일본의 강자 교타로와 헤비급 타이틀전을 벌인다. '제2의 무사시'라 불리는 교타로는 현재 헤비급 챔피언으로 체격은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영리한 아웃파이트로 주목받고 있다.

밴너 역시 타이롱 스폰(네덜란드)과 대결한다. 스폰 역시 낮은 체급에서 올라온 선수답게 화려한 기술과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20년 가까이 K-1에서 활약하면서 어느덧 40을 바라보는 아츠와 밴너가 과연 20대 중반의 젊은 신예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K-1 월드그랑프리 2010 요코하마 대회는 채널 XTM을 통해 오는 3일 생중계 된다.

▲ K-1 월드 그랑프리 요코하마 - 2010년 4월 3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

[슈퍼헤비급 타이틀매치] 세미 슐트 vs. 에롤 짐머맨

[헤비급 타이틀매치] 피터 아츠 vs. 쿄타로

[헤비급 원매치] 바다 하리 vs. 알렉세이 이그나쇼프

[헤비급 원매치] 제롬 르 밴너 vs. 타이론 스퐁

[헤비급 원매치] 알리스타 오브레임 vs. 제바드 포투락

[헤비급 원매치] 구칸 사키 vs. 싱 자디브

[헤비급 원매치] 세르게이 라쉬첸코 vs. 사토 타쿠미

[헤비급 원매치] 노다 미츠구 vs. 프린스 알리

[헤비급 원매치] 우에하라 마코토 vs. 타카하기 츠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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