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30주년 맞은 재즈클럽 '야누스' 박성연 대표

"술장사로 오해한 어머니는 '지옥 간다'며 반대하셨죠"
  • 등록 2008-11-14 오후 12:25:23

    수정 2008-11-14 오후 12:25:28

[조선일보 제공] 1978년 11월 23일 서울 신촌기차역 앞 시장골목에 '야누스(Janus)'란 간판이 달린 카페가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는 당시 흔치 않던 외국음악이 늘 흘러나와 근처 대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곧 개관 30주년을 맞는 한국의 대표적 재즈클럽 야누스의 탄생이었다. 야누스는 외국인 전용클럽으로 출발한 이태원 '올댓재즈'와 함께 한국 양대 재즈클럽으로 꼽힌다. 이 클럽에 서지 않은 한국 재즈 뮤지션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클럽을 열었을 땐 대학생들이 엘비스 프레슬리나 클리프 리처드 노래를 신청하곤 했어요. 사람들이 재즈를 전혀 모를 때였죠." 오는 22, 23일 개관 30주년 기념공연을 앞둔 야누스 대표 겸 재즈가수 박성연(62)씨는 "30년간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변치 않는 건 내가 비즈니스를 잘 못한다는 사실"이라며 웃었다.

그의 말처럼 야누스는 30년간 네 차례 이사를 하며 늘 운영난에 시달렸다. 신촌에서 시작해 대학로 시대를 거치고 이화여대 후문, 청담동에서 머물다 작년 12월 현재의 서초동으로 옮겼다. 60년대 중반 미8군 클럽에서 재즈가수로 데뷔한 박씨는 "매일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해서" 클럽을 열었다. '술장사'로 생각한 어머니는 "지옥에 가서 불화로를 머리에 이고 바늘밭을 걸을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결국 "잘못 돼도 집 팔아 해결할 정도만 하라"며 허락했다. 그 말처럼 박씨는 대학로 시대를 청산할 때 집을 팔아 빚을 갚아야 했다.

박씨는 지금도 매일 클럽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한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라고 부른다. "운영이 어려워도 '이걸 왜 했나' 하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음악을 하게 된 건 선택받은 행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30주년 기념공연에는 강대관, 최선배, 정성조, 신관웅, 유영수, 이정식, 말로, 웅산을 비롯한 재즈 뮤지션 40여명이 나선다. 박씨는 "한국 재즈의 원로와 신인들이 함께 서는 자축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의 (02)546-9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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