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의 축구보기] 허정무호가 업그레이드 되려면

  • 등록 2008-03-28 오후 3:35:01

    수정 2008-03-28 오후 3:43:02

▲ 허정무 감독

[이데일리 SPN 김호 칼럼니스트] 중국 상하이에서 돌아온 국가 대표팀에 실망하는 이들이 많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등 정예 멤버를 총동원하고도 한수 아래로 여기던 북한을 이기지 못한 탓이다. 팬들로선 아쉬워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허정무 감독이 새로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본격적으로 팀을 만든 기간은 2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2년 월드컵 전사를 완성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 수준에 오르기 까지 히딩크 감독은 ‘오대영 감독’이란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 허정무 감독과 히딩크 감독은 출발 지점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주목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아시아 예선이라는 통과의례 없이 바로 월드컵 본선을 목표로 팀을 조련해나갔지만 허정무 감독은 중간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는 처지다. 자칫하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전략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차이다.

허정무호 출범 후 훈련과 경기를 이런 맥락에서 되짚어 볼 수 있다. 우선 현재의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 경기만큼은 필승의 각오로 임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 까닭이다.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자원들로 선수단을 구성하는 게 필수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은 프로팀처럼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서 활용할 만한 여유가 없다. 정말 재능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유망주가 있다면 1~2명 정도 대표팀에 부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표팀이 소집되면 조직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소집 훈련 기간은 경기 전 3일이고 프로 구단의 양해를 받아 좀 더 시간을 확보한다 해도 예전처럼 합숙 훈련을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호흡을 맞추고 조직력을 갖추는데도 충분치 않을 터인데 체력 훈련 등 기본적인 훈련을 할 시간은 없을 것이다.

북한전에서 나타난 부족한 점 가운데 하나도 조직력이었다. 해외파는 몸이 무거웠고, 또 이들과 국내파간에 호흡은 잘 맞지 않았다. 수비와 미드필드 공격라인이 조화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조직력을 통해 팀 컬러가 형성되는데 대표팀은 아직 분명한 색깔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요르단과의 3차전(5월 31일)까지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 해외파들의 컨디션을 계속 점검할 것이다. 이때 젊고 샙로운 선수들을 찾는 것 못지않게 노련한 리더감을 물색하는데도 신경을 썼으면 한다.

예전에 기량이 검증된, 그리고 아직은 대표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노장들이 그런 선수들이다. 이들은 경기를 조율할 줄 아는 베테랑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은 박지성 등 해외파 뿐만 아니라 노장들과 함께 뛰고 훈련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은 법이다.

이렇게 현재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를 모아 조직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대표팀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대전 시티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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