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 TV’에 올린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해 전 세계 ‘아미’(ARMY, 팬덤명)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데뷔 후 9년 역사를 함축한 앤솔러지(Anthology, 선집) 앨범 ‘프루프’(Proof)를 발매하며 ‘챕터 1의 막을 내린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렇지만 챕터 1의 마무리가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의미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RM은 애초 2020년 2월 ‘온’(ON)을 타이틀곡으로 한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앨범을 낸 이후 대규모 월드 투어를 펼쳐 방탄소년단의 챕터 1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계획이 틀어졌다는 게 RM의 설명이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들로 채운 정규 앨범을 꾸준히 발매해 자신들만의 메시지를 전파해왔다. 코로나19로 챕터 1의 막을 내릴 시기를 놓친 이들은 지난 2년 동안 활동 패턴을 바꿔 이지 리스닝 팝 트랙을 담은 싱글 위주로 활동을 이어왔다.
싱글 위주 활동은 방탄소년단을 팝 시장 중심으로 들어서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을 연이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려놓으며 승승장구했다.
방탄소년단은 개별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팀이기도 했다. 타 아이돌 그룹들이 ‘따로 또 같이’ 전략 아래 솔로 가수, 유닛, 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반면에 방탄소년단은 정식 솔로 앨범을 낸 멤버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그간 믹스테이프 형태의 비정규 앨범만 내왔다.
멤버들은 팀 활동 중단 기간 동안 개별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멤버 중 제이홉이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첫 주자가 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RM은 “믹스테이프 콘텐츠를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데뷔 10년차인데 (솔로 앨범 발매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뷔는 “하고 싶은 게 많다. 다방면에서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개인 활동을 하고 나서 다시 모였을 때의 시너지는 다를 것이라곳 생각한다”고 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의 경우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다. 만약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통상 시행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7인 완전체’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5일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멤버들은 솔로 앨범 발매,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해 ‘방탄소년단 챕터 2’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멤버 각자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시간이자 향후 방탄소년단이 ‘롱런’ 하는 팀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은 대체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결정을 지지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멤버들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이날 트위터에는 ‘#방탄의 수고는 아미가 알아’,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 등의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드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