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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 심석희, 서휘민(20·고려대), 김아랑(27·고양시청)이 뛴 대표팀은 레이스 막판까지 3위 자리를 지키다가 결승선을 4바퀴를 앞두고 심석희가 이탈리아 선수와 접촉하면서 뒤로 처졌다.
앞선 캐나다, 네덜란드와 격차가 커서 역전은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인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거리를 좁히더니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코스를 내달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시상식 무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여자 대표팀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의 목에 메달을 걸어줬다. 그러나 왼쪽 끝에 선 심석희는 굳은 표정으로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 맏언니 김아랑은 심석희를 가리키며 다른 선수에게 “걸어줘”라고 말했다. 그제야 심석희는 메달을 목에 걸었고, 옅은 미소를 보였다.
앞서 심석희는 지난해 10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대표팀 A코치와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에 최민정은 큰 충격을 받았고, 심석희는 최민정에게 연락을 시도하며 사과 의사를 전했지만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사과 시도조차 하지 마라”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석희는 이 일로 인해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2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최민정은 심석희의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특정 선수(심석희)의 고의충돌 의혹과 욕설 및 비하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훈련 혹은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특정 선수의 보복행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라며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심석희 접근 금지 요청을 했다.
심석희는 지난달 2일 진천선수촌 앞에 도착했으나 눈물을 쏟으며 자리에 주저앉는 등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선수촌 앞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는 대신 최민정, 김아랑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편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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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이날 여자 1000m와 여자 3000m 슈퍼 파이널에서 1위에 올랐다. 전날 금메달을 거머쥔 1500m 성적을 합쳐 랭킹 포인트 107점을 획득, 캐나다의 킴부탱(84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최민정이 세계선수권대회 왕좌를 차지한 건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4번째다.
최민정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거둔 남녀 선수 한 명씩을 대표 선발전 결과와 관계없이 차기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