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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하나가 침투한 삶의 깊이는 꾸준히 깊었다. 밤새 라디오를 들으며 선곡표에 귀를 기울이던 시절도 있었다. 이젠 길을 걷다 흘러나온 음악이 궁금하면 휴대전화 앱을 5초 이상만 작동시키면 된다. 앱이 알아서 음악 제목과 가수, 발매시기까지 검색해 알려준다.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라 즐기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소비자의 니즈(needs·욕구)에 맞춰 기술이 발전했다. 시스템은 변화했다. 한 곡에 몇 백원, 한 달에 몇 천원의 음원사이트 이용료는 ‘논란의 핵’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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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저렴하게 음원을 즐기는 이들과 함께 품격을 높여 음악을 즐기려는 또 다른 이들이 ‘음악 팬의 양극’을 형성한다. 낯설고 비싸지만 고품질 음원에 취향을 뺏긴 음악 팬들이 늘고 있다. ‘플랙(FLAC, Free Lossless Audio Codec)’이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처음 도입돼 새로운 디지털 음원으로 주목 받았다.
질이 높아 가격도 높아졌다. MQS 음원으로 채운 앨범 한 장의 가격은 2만~5만원 사이. 해외 유명 음반사에선 플랙 음원 출시가 일반화돼 있고 국내에선 조용필, 봄여름가을겨울, 2AM 등이 플랙 음원을 제공했다. 지난해 8월 MBC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가요제’ 측도 지드래곤, 태양, 아이유, 자이언티, 박진영, 윤상, 혁오와 작업한 음원을 플랙용으로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 플랙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등 기기가 상용화되진 않았고, 가격이나 용량 면에서 부담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두터운 마니아 팬층을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