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즈' 강혜정 "마지막 처녀작. 처녀파티 느낌으로 촬영"

  • 등록 2009-12-10 오전 11:34:00

    수정 2009-12-10 오전 11:56:21

▲ 강혜정(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여자 나이 29세. 흔히 고민이 많은 나이라고 한다. 서른 줄에 들어가면 마치 세상이 뒤바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일과 삶 모든 게 달라질 것 같고 특히 사랑에 불안해지면서 연애,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그 시기에 강혜정이 선택한 역할은 영화 ‘걸프렌즈’(감독 강석범, 제작 영화사 아람)의 여자 주인공인 29세 송이다.

강혜정은 1982년생이기는 하지만 1월에 태어나 내년이면 서른살이 되는 사람들과 동갑내기로 지냈다. 어쩔 수 없이 강혜정도 내년에는 서른살 대우를 받게 된다. 그런 점에서 강혜정은 극중 송이와 동급이다. 다만 29세에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만 다르다.

“송이가 회사에 사표를 낸 뒤 떠나려고 하지만 작은 계기 하나로 돌아와 진호(배수빈 분) 곁에 남게 되잖아요. 그렇게 작은 것에 쉽게 바뀌는 게 공감이 가더라고요.”

‘걸프렌즈’의 송이는 같은 회사의 과장 유진호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진호를 좋아하며 자신이 진호의 여자라고 주장하는 두명, 진(한채영 분)과 보라(허이재 분)가 나타나면서 이들과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관계가 돼 버린다. 당연히 29세에 만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 강혜정(사진=한대욱 기자)


강혜정은 “그런 점에서 ‘아 맞다. 충분히 이럴 수 있겠네’라고 무릎을 탁 치는 상황도 없었던 것 같아요”라며 “나와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다른 두 여자와 친구가 되는 상황에 공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현실이 기쁘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혜정은 “하지만 송이가 이해는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관객들에 어떻게 기분 좋게 이해시킬지 고민했는데 설득력 있게 풀어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강혜정은 송이 역을 맡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을 선보인다. 특히 술에 취해 클럽에서 막춤을 추는 장면은 가관이다. 멋지게 몸을 흔들고 있는 한채영 옆에서 고속버스 안 아줌마들을 연상케 하는 춤을 추고 있으니 더욱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강혜정은 “당시 클럽에서 24시간 동안 촬영을 하다 보니 ‘빨리 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춤을 막 췄죠”라며 웃었다. 이어 “과거에는 테크노 음악을 좋아해 클럽에 자주 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몸치’거든요. 춤 잘 추는 유전자는 없는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 강혜정(사진=한대욱 기자)

강혜정에게 ‘걸프렌즈’는 각별한 의미가 있을 법했다. 결혼 전 마지막 촬영을 한 영화이자 결혼 후 첫 개봉하는 출연작이기 때문이다. 강혜정의 남편 타블로는 강혜정이 ‘걸프렌즈’ 촬영 중이던 지난 9월 결혼계획을 밝혔고 ‘걸프렌즈’ 크랭크업 후인 10월26일 결혼했다.

강혜정은 “‘마지막 처녀작’이잖아요. 그래서 ‘걸프렌즈’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올드보이’ 보다는 낫잖아요”라며 “결혼을 앞둔 남자들이 총각파티를 하는 것처럼 ‘처녀파티’ 느낌으로 셋이 히히덕거리며 촬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걸프렌즈’는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는 여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영화에요. 남자친구가 속마음을 몰라줘서 답답해하는 여자들이 남자친구와 함께, 또 연애를 제대로 못하는 남자들이 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물론 여자들끼리 보기에도 공감을 느낄 부분이 많은 영화고요”라고 추천했다.

‘걸프렌즈’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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