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서태지②]'예측불허' 태지 컴백, 불변의 법칙은 있다

  • 등록 2008-07-11 오후 12:50:54

    수정 2008-07-15 오후 1:32:41

▲ 서태지의 한 팬이 프레임 단위로 캡처한 티저 동영상(사진 출처=서태지닷컴)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가수 서태지는 컴백할 때마다 특유의 신비주의 전략으로 음악 팬들의 주목을 끌어왔다. 
 
인기 절정의 순간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가는 가수들의 ‘시즌제’를 최초로 도입해 적용한 것도 다름 아닌 서태지였다.

이렇듯 늘 새로운 음악, 스타일로 가요계 문화를 선도해나간 그를 사람들은 '문화 대통령'이라 부른다. 올해로 데뷔 16년. 그 오랜시간 서태지는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대중을 놀라게 하고, 또 매료시키는 놀라운 재주를 일관되게 보여왔다.
 
그런 서태지가 오는 8월, 정규 8집을 들고 돌아온다. 물론 이번에도 다분히 파격적이고 신선한 시도가 곳곳에서 눈에 띤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기괴한 행적을 보여온 서태지지만 그의 컴백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대로 공식은 있다. 지난 1998년 솔로 데뷔 이후 나름 일관되다 할 수 있는 그만의 컴백 공식을 찾아봤다.  

◇ 방송 컴백은 MBC로

솔로 4집으로 돌아오는 서태지는 오는 8월15일 ETP페스트 2008 컴백 무대에 앞서 8월 6일 MBC를 통해 처음으로 8집과 관련된 스페셜 방송으로 팬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이는 4년 전 솔로 3집의 컴백 방식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004년 솔로 3집 앨범을 낸 서태지는 1월 29일~2월 1일까지 사흘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갖은 컴백 콘서트에 앞서 28일에 MBC 특집 방송 ‘서태지 20040129’를 통해 컴백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 서태지는 솔로 3집 음악 작업 모습과 자신의 취미생활 등을 공개했고 이는 오는 8월 6일 방송이 예고된 MBC 서태지 컴백 스페셜의 형식과도 엇비슷하다.

㈜서태지컴퍼니 측은 “이번 스페셜 방송은 크롭 서클 등 미스터리 프로젝트와 강원도 흉가 등에서 녹음해 신비로운 태초의 소리를 담은 8집 음반의 제작 과정 등이 공개될 것”이라며 “이 외에 서태지 8집과 관련된 여러 가지 특별한 영상들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태지컴퍼니 측에 따르면 서태지의 컴백 방송이 항상 MBC를 통해 이뤄지는 것은 데뷔 시절부터 맺어진 MBC 예능국 고재형 부장과의 막역한 친분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스페셜 방송 또한 고재형 부장이 직접 연출을 맡는다.

▲ 가수 서태지

◇ 컴백 전 팬들에게 퀴즈 제시...팬들, 정답찾기 골몰

최근 강원도 흉가 동영상과 충남 보령 미스터리 서클에서 코엑스 UFO 설치물까지 서태지의 8집 컴백 마케팅의 키워드는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일련의 프로젝트는 단순히 미스터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가 서로 연관성을 가지며 팬들에게 의문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
 
먼저 코엑스에 설치된 UFO 모형에는 실제로 충남 보령의 미스터리 서클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또 서태지의 컴백 티저 동영상에는 ‘당신은 진실과 저짓을 볼 수 있는가(Do You See The Lie?, Do You See The Truth?)’라는 질문이 담겨 있으며 서태지의 컴백 무대인 ETP FEST 2008 공식 홈페이지는 이에 대한 답을 의미하듯 ‘답은 여기 있다(The Answer is Her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답을 찾기 위해 팬들은 최근 MBC ‘쇼!음악중심’에서 공개된 컴백 티저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캡처해 서태지가 던진 질문의 답 찾기에 한창이다.

서태지 팬들이 티저 영상과 미스터리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CSI식 수사를 벌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 2007년 15주년 기념 음반 발매 당시 벌어진 프로모션 때문이다.

서태지는 15주년 앨범을 발매 하기 전 자신의 개인 서버를 해킹하는 방식의 게임 서버를 만들어 3단계로 제시된 퀴즈를 풀면 서태지의 개인 자료들을 다운 받아 볼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또 이 사이트를 통해 팬들이 퍼즐 형태의 지도를 획득하면 이를 조합해 코엑스 내의 서태지 15주년 기념관 위치를 알 수 있게 하고 오픈 당일 찾아갈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서태지컴퍼니 측은 이런 서태지의 컴백 마케팅에 대해 "서태지가 음악적 관련 메시지로 팬들과 게임을 하듯 유기적으로 즐기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실제로 최근 코엑스 피라미드 광장에 설치된 UFO 모형물을 보러 온 한 서태지의 팬은 “최근 공개된 컴백 관련 자료에 이와 같은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팬들 사이 UFO 조형물과 보령 미스터리 서클, 그리고 티저 영상에 삽입된 이미지들 분석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우정 문화마케팅 전문가는 “서태지의 이런 문제 제기식 컴백 마케팅은 팬들과 서태지의 응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백 전 공식 홈페이지 통해 팬들에게 메시지 전달

컴백 전에 공식 홈페이지나 인터넷을 통해 새 앨범 관련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서태지 컴백 불변의 법칙 중 하나다.

서태지는 앨범만 발매하고 활동을 하지 않은 솔로 1집을 제외하고는 2,3,4집 모두 컴백 전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서태지컴퍼니 측 관계자는 “서태지는 지난 2000년 솔로 2집 ‘울트라맨이야’를 발매하기 전 PC통신 한 게시판을 통해 새 앨범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 이후부터는 항상 앨범 발매 전에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고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지난 2002년은 지금 서태지의 공식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www.seotaiji.com)이 개설되기 이전이라 PC통신의 한 게시판을 통해 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말이다.

서태지는 지난 3일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여덟번째 소리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글을 달고 새 앨범의 음악적 방향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태어나기 이전의 소리를 기억하는가?”라고 글을 시작한 서태지는 “누구에게나 시작 그 이전의 역사가 있으며 그것은 오직 소리로만 기록된다. 이에 가장 아름다운 태초의 소리에 나의 소리를 살짝 얹어본다”고 새 앨범의 콘셉트를 알렸다.

서태지는 또 지난 2003년 솔로 3집 발매 전에는 11월 서태지닷컴을 통해 "너는 비로소 나를 나일 수 있게 만들었고, 나는 그것으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너의 꿈을 지킬 힘이 되려 한다. 내 유일하고도 미약한 재능이 희망으로 불릴 수 있게 한 너에게 38개월의 노력을 바친다. 이천삼년십일월이십일. 일곱번째 소리를 완성하며"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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