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김한민 감독 "죽음 연출, 누되지 않을 것…이순신이 격려할 듯"[인터뷰]①

"이순신 놓을 날? 없을 듯…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듯"
"'7년 전쟁' 드라마, 해전과는 다른 관점 접근"
  • 등록 2023-12-19 오후 12:28:15

    수정 2023-12-19 오후 12:28:28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3부작 10년 여정을 끝마친 소감과 함께 임진왜란 7년 전쟁과 이순신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획 중인 드라마에 대해 귀띔했다.

김한민 감독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의 개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노량’은 개봉 하루 전 사전 예매량 23만 명을 넘어서며 예매율 1위에 등극, 앞서 흥행한 ‘서울의 봄’을 이을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거쳐 10년 만에 완성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김한민 감독은 10년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 소감을 묻자 “이런 날이 왔구나 싶다. 어떻게 보면 명량이 2014년이었고 한산과 노량이 22년, 23년인데 시간이 금방 갔다”며 “유종의 미를 잘 거둬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러려면 한산과 노량은 각 영화마다의 분명한 의미를 정확히 담아야겠다는 생각도 강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낸 것 같아서 마음이 사실은 뿌듯하다”고 전했다.

극 중 이순신의 죽음을 연출한 과정과 엇갈리는 관객 반응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김한민 감독은 “‘노량’은 장군님이 돌아가시는 이야기인데 뭔가 절제하고 담백하게 빠진 거 같아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있더라. 그걸로 상업적 어필이 가능할까, 그 지점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듯하다”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죽음이라는 것이 후대에 남기는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지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진실함과 진정성을 최대한 담아내자는 목표로 톤 앤 매너를 잡고 간 것 같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153분의 긴 러닝타임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전작들처럼 2시간 10분정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줄일 수 없었다. 왜냐면 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작품을 나름 압축하고 콤팩트하게 만드려고 한다. 그런 사람인데도 노량이란 영화는 이게 최선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노량’이 완성되기까지 총 10년의 긴 시간이 소요됐다. 김한민 감독은 전국민이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인 이순신의 죽음, 최후의 전투를 어떤 의미를 갖고 구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느라 긴 시간을 소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량을 통해서 어떤 것을 만들 것이냐, 어떤 영화로서 노량을 자리매김시킬 것인가 그 지점에서 시간이 걸린 듯하다. ‘명량’이 2014년 폭발적 흥행을 했는데 단지 후속 작품으로서의 기능만 한다면 내가 차라리 다른 영화를 만들고 말지. ‘노량’을 만드는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마침내 ‘노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선 건 이순신 장군의 치열했던 정신, 도망가는 적들을 적당히 돌려보내지 않고 왜 그렇게까지 집요하고 치열하게 마지막 전투를 치렀던건지를 보여줘야겠단 결심에서였다. 그렇게 완전히 적에게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장군님의 문구를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 전쟁을 올바로 끝내려면 열도 끝까지 쫓아가 완전한 조선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 이 말이 결코 이순신 장군에게 누가 되지 않을 문구라 생각했다는 확신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사실 ‘적에게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는 장군님의 마지막 어록에 ‘이 전쟁을 이렇게 끝내서는 안된다’는 대사를 추가했다. 그 대사가 이순신 장군에게 누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장군님이 저에게 잘했다고 격려해주시지 않았을까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 그걸 표현하다 보니 장군님의 마지막 모습을 담백히 연출할 수밖에 없더라. 김윤석 배우 역시 그 방향에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또 “촬영하면서는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신기하게도 편집할 때마다 울게 됐다. 어떨 땐 장군님의 장례식에서, 어떨 땐 장군님의 첫째 아들 이회(안보현 분)가 대신 북을 칠 때 등 각각 다른 포인트에서 눈물이 나더라. 감독으로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도 떠올렸다.

김한민 감독과 이순신 장군의 인연은 ‘노량’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역사와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7년 전쟁’이란 가제의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님의 해전을 중심으로 3부작을 다루다 보니 임진왜란의 7년사를 안 들여다 볼 수 없더라. 들여다보니 해전과 액션의 관점과는 또 다른 정치외교사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이 드라마에선 아마 오성과 한음의 ‘이덕형’이란 인물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최연소로 조선에서 대제학을 지낸 인물이다. 명나라 원군을 요청해 들이는데도 큰 공을 세운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촬영 일자나 편성 플랫폼이 정해지진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언제쯤 이순신 장군님의 역사와 정신을 놓아줄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한민 감독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순신 장군님의 정신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계속 방향성으로 갖고 갈 듯하다. 어떻게 보면 근대사 이야기도 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역사 속에 안타깝게 묻힌 이야기,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부분들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런 지점에서 이 정신은 계속될 듯하다. 그런 기획 작업을 재미있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노량’은 오는 12월 20일 개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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