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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42) 골프 국가대표 감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약속을 언젠가는 지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오는 9월 열리는 ‘설해원 레전드 빅매치’ 기자회견에 참석해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며 “예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분이라 그날 반갑게 맞아 주셨고 ‘언제 골프 한번 같이 치자’고 제안하셨는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 감독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을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감독은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러 번 뵀다”며 “미국 플로리다주에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LPGA 투어가 열린 적이 있는데, 그때 함께 라운드했던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을 기억했다. 이어 “골프는 굉장히 잘 치셨던 걸로 기억한다”며 “체격이 크시다 보니 거리도 많이 나갔던 것 같다”고 추억을 더듬었다.
이날 만남에서도 박 감독과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골프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박 감독은 “저와 대화하면서 주로 골프에 대한 얘기만 했다”며 “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굉장히 궁금해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 후 현재 제 활동 모습을 보고도 좋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지난 4월 남자 골프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 여자 골프의 전설들과 시타자로 참석했다. 그날 박 감독과 함께 소렘스탐, 오초아 그리고 낸시 로페즈(미국)이 함께 했다. 박 감독은 “현역 때 경쟁했던 선수들과 다시 만나니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날 골프채를 잡는 순간 선수 때의 기대감과 긴장감 그리고 설렘이 다시 들었다”고 들떴던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선배와 후배가 함께 모여 경기할 수 있다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대회가 골프의 발전에 기여하고 자선활동에도 참여하는 계기가 되는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틀 동안 열리는 이 대회는 첫날엔 레전드와 현역 스타가 짝을 이뤄 2인1조 팀 매치 경기를 하고, 둘째 날 현역 스타들이 홀마다 상금을 내건 스킨스 게임을 한다. 상금은 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골프 국가대표 여자팀을 이끌고 있는 박세리 감독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철저한 준비를 약속했다. 박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여자 대표팀을 이끌었다. 당시 후배 박인비(31)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박인비는 1998년 IMF 금융위기 때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한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키즈’다.
박 감독은 “올림픽까지 1년 정도 남았는데 선수들의 어깨에 큰 무게가 올려 있다”며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어야 하는 데 그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고 감독으로서의 책임감을 밝혔다. 이어 “어떻게 하면 선수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선수들은 시즌을 치르느라 시간이 부족한 만큼 미리 코스를 답사하고 준비하는 것도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