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이 사랑한 공포 캐릭터 '내 다리 내놔'·구미호·M

  • 등록 2015-06-16 오전 8:14:26

    수정 2015-06-16 오전 8:44:55

KBS2 ‘전설의 고향’의 ‘구미호’(위)와 MBC ‘M’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여름을 공포의 계절이라 한다. 뻔한 이야기에 매력 없는 캐릭터 때문에 공포물이 시들해졌지만 여름이면 생각나는 명작, 명 캐릭터가 있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안방극장의 인기 호러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전설의 고향’의 ‘내 다리 내놔’ 귀신

공포 드라마의 레전드는 ‘전설의 고향’이다. ‘전설의 고향’은 극의 말미에 “이 야야기는 모 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온”이라는 내레이션으로 끝맺듯이 국내의 전설 설화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설의 고향’은 1977년부터 1989년까지 10여 년간 매주 전파를 타다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시즌제로 방송됐다. 많은 캐릭터가 나왔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캐릭터는 ‘덕대골’ 편의 ‘내 다리 내놔’ 귀신과 ‘구미호’ 편의 구미호다.

‘덕대골’은 부인이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죽은 지 하루가 되지 않은 시체의 다리를 찾아 귀신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시체의 다리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던 부인에게 “내 다리 내놔~ 내 다리 내놔~”라며 외발로 쫓아오던 귀신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귀신이 부인을 덥석 잡을 때는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전설의 고향’의 구미호

‘내 다리 내놔’ 귀신 못지않게 ‘전설의 고향’이 탄생시킨 또 다른 독보적인 캐릭터는 꼬리가 아홉인 여우 바로 구미호다. 캐릭터 인기에 여러 차례 리메이크 됐다. 인간이 되고자 한 욕망을 가진 구미호의 이야기라는 큰 틀에서 조금씩 변형돼 시청자들과 만났다. 구미호를 거친 배우들은 캐릭터의 화제성에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1대 한혜숙을 시작으로 장미희 김미숙 유지인 선우은숙 박상아 송윤아 노현희 김지영 박시연 한은정 박민영 전혜진 등이 구미호를 연기했다. 여배우가 인간에서 특수효과와 CG를 통해 구미호로 변신하는 모습은 ‘구미호’의 큰 볼거리. 특수효과와 CG가 관건이었다.

◇‘M’(엠)의 M

‘내 다리 내놔’ 귀신과 구미호가 초자연적인 이야기라면 드라마 ‘M(엠)’은 그럴 수 있을 법한 현실성을 지닌 공포라는 점에서 ‘전설의 고향’ 같은 류의 공포물과 차별화됐다. ‘M’은 낙태된 아기가 복수하는 내용으로 낙태의 비윤리성을 꼬집으며 당시 사회적인 반향까지 일으켰던 이야기다. 공포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1994년 방송 당시 시청률이 평균 30%대, 최고 50%까지 기록했던 작품이다. 공포 대상이 된 M은 심은하가 연기한 박마리(또는 김주리)에 내재된 또 다른 인격. M이 마리의 인격을 지배하고 발현될 때마다 미리의 눈이 녹색으로 변했는데, 사람을 감정 없이 해치는 모습에서 공포감을 조성했다. ‘M’은 심은하를 톱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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