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마녀'도 울고 갈 '삼시세끼' 베이커리

아궁이서 빵 구워 내
차승원·유해진 기적의 콜라보레이션
차승원 "어묵 만들기 보다 10배 더 긴장"
  • 등록 2015-02-21 오전 6:18:47

    수정 2015-02-21 오전 10:20:35

차줌마와 참바다씨가 ‘일’을 냈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빵을 구웠다. 오븐 없이 아궁이로 빵을 만들어 냈다. 중년의 두 남자가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요리다(사진=방송 캡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빵을 굽는 고소한 향기가 외딴 집을 덮쳤다. 냄새에 취해 동네주민까지 찾았다. 귤에 설탕을 넣은 뒤 졸여 천연 잼까지 곁들였다. 빵을 직접 굽고 잼까지 만들어 먹는 호화로운유럽식 만찬. 빵집 주방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중년의 동갑내기 배우인 차승원·유해진(45)이 만든 한 끼다. 2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벌인 일이다.

홍합짬뽕에서 어묵까지. ‘차쉐프’ 차승원 요리의 종착역은 없었다. 차승원은 서울에서 12시간 걸리는 외딴 섬에서 빵을 구워냈다. 나영석 PD 등 제작진이 준 미션 때문이다.

이들에게 떨어진 숙제는 프렌치토스트와 오렌지마멀레이드. 차승원은 밀가루에 이스트와 설탕, 우유를 넣고 반죽을 해 빵을 구울 준비를 했다. 알루미늄 포일을 이용해 빵 틀을 만들어 빵의 모양을 잡는 기지도 보였다.

문제는 오븐. 빌릴 데도 없는 섬이다. 차승원·유해진·손호준은 아궁이를 오븐으로 활용했다. 마당에 있는 쓰지 않는 아궁이에 숯불을 넣었다. 윗구멍은 솥을 올려놓은 뒤 밀가루 반죽으로 틈을 막았다. 유해진은 테스트 겸 빵 반죽 일부를 조금 떼 네 아궁이 안에 넣었고, 빵 위는 노릇하게 익었다. 성공의 환호도 잠시. 빵 반죽을 아궁이 바닥에 놓다 보니 반죽 아랫부분이 제대로 익지 않아 이를 해결해야 할 숙제가 생겼다. 난관을 푼 건 유해진이다. 그는 집 주위에 있는 철사를 펜치로 자르고 엮어 빵 받침대를 만들었다. 포일에 담긴 빵 반죽을 받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 아래로 열기가 스며들어 반죽이 전체적으로 익을 걸 기대한 아이디어다.

차승원이 만든 빵 반죽을 유해진이 만든 받침대 위에 올려 아궁이에 넣으니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빵이 고루 잘 익은 것.놀란 건 만재도 식구들이다. 차승원은 “빵은 안 될 줄 알았다”며 “나도 신기했다”며 웃었다. “여기 와서 (음식 만드는데 이렇게)공을 들은 건 처음”이라며 “어묵 만드는 것보다 10배의 긴장감이 들었다”는 말도 보탰다. 그만큼 마음 졸이며 빵 만들기에 도전했는데 성공해 기쁨이 크다는 얘기다. 차승원은 “옆(아궁이)에 숯이 정말 좋더라”며 “이런 게 콜라보(콜라보레이션·collaboratiion)아냐?”라며 웃었다. 불을 때고 빵 받침대를 만든 유해진과 힘을 합쳐 빵을 구워낸 것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다. 이들이 만든 빵을 직접 맛본 만재도에 사는 남자아이도 “맛있다”며 놀라했다. ‘만재도 베이커리’가 탄생한 순간이다.

시청자도 놀랐다. 방송을 본 네티즌은 트위터 등에 ‘빵 대박’(RyuZ***,tyenn***,WHX***), ‘차승원 빵의 위엄’(solid***)등의 글을 올리며 신기해했다.

유해진의 ‘피시 뱅크’는 풍년이었다. 설 연휴를 앞둔 탓일까. ‘가난’했던 유해진의 그물에는 큰 노래미 네 마리가 잡혀 모처럼 식구들이 물고기 파티를 벌였다(사진=‘삼시세끼’ 어촌편 방송 캡쳐).
설 연휴를 앞두고 촬영된 ‘삼시세끼’ 식탁은 ‘만찬’이었다.

빵뿐이 아니었다. 유해진도 모처럼 ‘물고기 풍년’을 맞았다. 이날 큰 노래미 네 마리를 건져 올린 것. 유해진이 성인 남자 손바닥보다 큰 물고기를 네 마리나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승원은 유해진이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하고 생선구이를 해 푸짐한 밥상을 차렸다. 제작진이 준 저녁 밥상 미션도 성공. 유해진의 ‘만선’을 깜짝 손님인 배우 정우도 즐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재도 계장도 이날 밥상에 함께 둘러앉아 이들이 차린 생선구이와 매운탕을 함께 먹었다. 차승원·유해진 부부가 지역 주민을 제대로 대접한 첫 밥상이다. 그들은 그렇게 만재도 주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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