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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삼보 대표팀은 1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리는 2023 세계삼보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한국은 남자 스포츠 삼보 58kg급 신재용, 79kg급 박호성(경기삼보연맹), 컴뱃 삼보 71kg급에 박인우(아무르타이거짐)가 출전한다.
신재용은 9일 진행된 계체 행사를 무난히 통과했다. 출전 자격을 얻은 그는 1회전부터 삼보 강국 러시아의 헤르텍 사얀과 맞붙게 됐다. 첫판부터 강자와 만나게 됐으나 목표로 삼은 메달 획득을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신재용은 1회전 상대가 결정되기 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바로 계체량. 매트에 오르기 전 첫 번째 관문이다. 체급을 나눠 진행하는 스포츠인 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순서기도 하다.
8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신재용의 얼굴은 핼쑥했다. 양 볼이 쏙 들어간 그의 얼굴은 힘겨운 체중 조절의 과정을 대변했다. 수속을 앞두고 짐을 정리하던 신재용의 가방에서 체중계가 나왔다. 수시로 몸무게를 확인하며 조절하겠다는 의지였다.
신재용도 과거 계체 실패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유도 엘리트 선수 출신인 그에게 유일한 실패로 남아 있다. 신재용은 “먼저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전적으로 내 잘못이었다는 걸 먼저 말하고 싶다”라며 당시 일화를 설명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던 때가 코로나19로 인해 집합 금지 정책이 있었을 때다”라며 “운동 시설 이용도 제한됐고 사우나에서 땀을 뺄 수도 없었다”라며 기존 자신의 했던 감량법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선수의 기본을 다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신재용은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향하는 경유지에서도 체중계를 꺼내 자신의 몸무게를 확인했다. 보안 검색을 진행하던 직원이 뜬금없이 나온 체중계를 보고 “와”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신재용은 꼬박 하루가 걸린 이동 속 기내식조차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그는 “살짝 맛만 보고 뚜껑을 닫았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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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재 종합격투기 선수인 고석현이 2017년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후 6년째 세계 정상을 배출하지 못했다. 메달 소식조차 2019년 이후 끊겼다.
현재까지 마지막 메달인 2019년 대회 동메달을 딴 게 바로 신재용이다. 신재용은 2017년 고석현의 한국인 최초 세계선수권 삼보 금메달을 지도했던 손 감독과 역사 재현에 도전한다. 신재용의 뒤를 이어 박호성, 박인우가 차례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