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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2 V리그 올스타전은 선수와 팬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였다. 선수들은 승패 부담을 덜고 코트 위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했다. 상대 팀 선수는 물론 경기 일정이 달라 마주치기 어려운 남자부와 여자부 선수들도 오랜만에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더 가까이 응원하면서 배구의 매력을 만끽했다.
3세트 도중에는 선수들이 갑자기 퇴장하더니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심판들이 코트에 나와 경기를 치르는 깜짝 퍼포먼스도 펼쳐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V리그 올스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특히 올해는 수도권과 충청권 이외 지역에서 올스타전이 개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구팬들은 변함없는 성원을 보냈다. 올스타전은 지난 20일 오후 2시 예매 시작과 동시에 1분 만에 2679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전국에서 모여든 배구팬들이 아침 이른 시간부터 경기장을 찾아 남녀 배구 스타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KOVO 집계에 따르면 이날 총 입장관중은 2850명이었다.
이날 올스타 선수들은 특별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유니폼에는 팬들이 직접 붙인 별명이 새겨져 있었다. 올스타 투표에서 113천448표를 받아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깬 김희진(IBK기업은행)은 ‘곰돌희’라는 애칭을 달고 올스타전에 임했다. 남자부 최고 득표(9만9502표)를 받은 신영석(한국전력)의 별명은 ‘우리나라남바완’이었다.
선수들은 오랜만에 다시 열린 올스타전에서 마음껏 끼를 뽐냈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차분한 성격인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은 세리머니로는 단연 MVP였다.
‘다띠’라는 별명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한 이다현은 기회가 날 때마다 웨이브, 브레이크 댄스 등 미리 준비한 화끈한 댄스를 뽐냈다. 심지어 관중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다현의 소속팀 선배인 정지윤(현대건설)도 미리 준비한 검은색 모자를 쓰고 가수 비의 댄스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외국인선수 모마(GS칼텍스), 케이타(KB손해보험) 등도 평소 보여주지 못했던 댄스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배구여제’ 김연경(34)은 이날 올스타전 현장에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본 경기에 앞서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경은 김수지(IBK기업은행), 김희진, 양효진 등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함께 일군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도쿄올림픽 4강 이후 중국 여자배구 슈퍼리그 상하이에 진출한 김연경은 소속팀을 3위로 이끈 뒤 지난 10일 귀국했다. 10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자마자 첫 공식 행사로 이날 V리그 올스타전을 선택했다.
이날 경기는 V-스타의 승리로 끝났다. V-스타는 여자부 1세트, 남녀 혼성 2세트, 남자부 3세트로 치러진 경기에서 총점 41-40으로 K스타를 눌렀다. 임성진(한국전력)과 이소영은 이날 올스타전 MVP에 뽑혔다. 경기 내내 신나는 댄스 세리머니를 펼친 케이타(KB손해보험)와 이다현은 남녀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올스타전 행사 도중 열린 스파이크서브킹·서브퀸 콘테스트에선 조재성(OK금융그룹)과 이소영이 우승을 차지했다. 조재성은 결승에서 121km 강서브를 성공해 임성진(한국전력·114km)을 누르고 서브킹에 등극했다. 이소영은 서브퀸 콘테스트 결승에서 91km의 강서브를 구사해 신인 정윤주(흥국생명·86km)를 눌렀다.
이날 올스타전을 마친 V리그는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28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순위 싸움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