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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 ‘해밀턴’ 출연진에게 트위터를 통해 보낸 메시지다.
‘해밀턴’에 출연 중인 브랜던 빅터 딕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공연 후 커튼콜에서 당시 관람을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향해 성명서를 낭독했다. 딕슨은 마이크 펜스의 관람에 감사의 말을 전한 뒤 “다양성의 기치를 내건 미국은 새로운 행정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새 정권이 우리를, 우리 아이를, 우리 부모를 보호하지 않고, 양도할 수 없는 우리의 권리를 수호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당선인이 우리 공연을 통해 새 행정부가 미국의 가치를 수호하고 우리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데 필요한 영감을 얻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명인 알렉산더 해밀턴의 생애를 담은 뮤지컬이다. 미국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해밀턴 등 주요 배역을 히스패닉과 흑인으로 캐스팅했다. 펜스가 관람한 날 해밀턴 역은 동성애자이자 HIV 보균자이기도 한 하비에르 무뇨즈가 맡았다. 출연진에는 소수 인종 출신도 있었다. 이들이 언급한 ‘다양성’에는 분명 자신들도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이들의 행동에 트위터를 통해 “미래의 훌륭한 부통령이 ‘해밀턴’ 출연진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받았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극장은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 출연진은 마이크 펜스에게 무례했다. 사과하라”고 적었다. 트럼프다운 대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트럼프는 이미 선거 유세 기간에도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트위터를 통해 공격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대중문화에 대해 대통령, 정부가 이 정도 대우를 해준다는 것만으로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해밀턴’ 출연진의 성명서에 대해 트럼프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에서는 작품, 그 출연진과 제작진의 정부를 향한 메시지에 어떤 답변을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을 한 예로 들 수 있을 게다. ‘다이빙 벨’은 세월호 참사 당시 탑승자 구조과정에서 투입됐다가 실효성 등을 놓고 논란을 일으킨 해난구조 지원장비 ‘다이빙 벨’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개봉을 앞둔 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나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다며 상영중단을 요구했다. 영화제 측은 상영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이후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은 부산시로부터 사퇴를 권고 받아 결국 물러났다. 영화의 메시지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답변은 없었다.
극장에서 봉변이라면 봉변을 당한 펜스가 며칠 뒤 폭스뉴스에 출연해 밝힌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은 자유민주주의공화국 대한민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함께 간 아이들에게 이것도 자유의 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말을 다 들었고, 기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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