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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시로 이뤄진 훈련이었다. 김 감독은 오후 팀 플레이 훈련을 지켜 보며 농담삼아 “김태균과 조인성이 10개씩 도루를 해 준다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저 농담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 말 이후 곧바로 특훈이 편성된 때문이었다.
조인성 등이 한 것은 단순한 스타트 훈련이 아니었다. 2루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을 지켜보다 스타트를 끊는 동작을 반복했다. 도루가 아니라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도록 뛰는 것이 목표인 훈련이었다.
한화는 잃어버리는 점수가 많은 팀이었다. 안타 3개가 나와야 1점을 얻는 비생산적 야구 탓에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조인성 등은 발이 빠르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갖고 있는 기본기라는 것이 있다. 빠른 판단력으로 만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날 훈련엔 그런 생각하는 야구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