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 차 역전 우승 호마 “내일 기분 좋게 아들 기저귀를 갈고 있겠죠”

PGA 투어 통산 6승 중 4승을 캘리포니아에서
LA 다저스 열혈 팬…샌디에이고 팬들 조롱 듣기도
매킬로이·람·토머스 등과 어깨 나란히 하는 정상급 골퍼로 성장
  • 등록 2023-01-29 오후 3:46:59

    수정 2023-01-29 오후 6:56:05

맥스 호마가 29일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아내 레이시, 아들 캠 앤드루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우승했지만 내일이 되면 또 아들 기저귀를 갈고 있겠죠. 그렇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을 거예요. 아들이 칭얼거려도 그냥 웃고 있을 거고요. 힘들게 우승한 만큼 기분이 최고로 좋네요.”

맥스 호마(33·미국)가 5타의 열세를 극복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87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9월 개막전 포티넷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4개월 만에 시즌 2승째와 PGA 투어 통산 6승째를 챙겼다.

호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 남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선두 샘 라이더(미국)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역전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 상금 156만6000 달러(약 19억3000만원)도 획득했다.

PGA 투어 통산 6승 중 4승이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거둔 우승이다. 2021년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2021년과 2022년 2연패를 차지한 포티넷 챔피언십은 나파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도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펼쳐졌다.

LA 지역 출신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열렬한 팬인 호마가 샌디에이고에서 우승하자, AP통신은 “지난해 다저스가 못한 일을 호마가 해냈다”고 되짚기도 했다. 다저스가 지난해 10월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패해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곳이 바로 이 샌디에이고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호마는 이번 대회 내내 대회장을 방문한 지역 팬들로부터 많은 혹평을 들었다고도 한다. 그는 “이 지역에서 다저스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옷을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며 “사실 캐디 조 그리너가 나를 대신해 무례한 팬들에게 대응해주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맥스 호마(사진=AFPBBNews)
이날 경기에서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으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그는 “버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페어웨이를 잘 지켜야 한다. 내 게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 아이언이고, 이 코스에서 나의 아이언 샷이 적합했다”고 돌아봤다.

이번 우승은 지난해 11월 첫아들 캠 앤드루를 낳은 후 처음 차지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 있다. 아내 레이시와 아들 캠 앤드루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호마는 “지금은 아이가 너무 어려서 모르겠지만, 미래에 내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하는 모습을 아들이 직접 보고 이를 기억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호마는 6년 전인 2017년 17개 대회 중 15번을 컷 탈락해 투어 카드를 잃었던 그저그런 선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29개 대회 중 4승을 거뒀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 존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함께 2019년 5월부터 6번 우승을 차지한 선수 명단에 합류할 정도로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호마의 아내 레이시는 “그는 가장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호마 역시 “사람들이 나를 트위터나 많이 하는 선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꽤 훌륭한 골프 선수”라고 말하며 웃은 뒤 “우승할수록 자신감이 점점 더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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