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LPGA 대신 아시아 선택..'아시안 LPGA 시리즈' 출범

미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올해 마지막 개최
내년부터 한국, 중국, 대만과 '아시안 시리즈' 열어
미 LPGA 투어 견제, 아시아 골프 균형 발전 기대
  • 등록 2018-10-11 오전 11:10:01

    수정 2018-10-11 오전 11:10:01

10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아시안 LPGA 시리즈(가칭)’ 출범을 기념해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경안 볼빅 회장, 김영찬 골프존 김영찬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 은행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김상열 KLPGA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왕정송 대만골프협회 회장,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 리홍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 총경리, 박은관 시몬느 회장, 강춘자 KLPGA 부회장, 유영록 스윙잉스커트 부회장.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견제할 대항마에 앞장섰다.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주최해온 하나금융그룹은 내년부터는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하나금융그룹은 10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 미팅룸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 대만여자프로골프(CTGA) 투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안 LPGA 시리지’의 출범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가칭) 창설 조인식을 가졌다. 일정과 장소는 내년 10월 그리고 현재 LPGA 투어가 열리는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가 유력하다. 총상금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 최대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KLPGA 투어 최고 상금을 내건 한화클래식(총상금 15억원)과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LPGA 투어를 내려놓은 하나금융그룹이 선택한 ‘아시안 LPGA 시리즈’는 여자골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아시아 시장을 놓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의 힘겨루기 의미로 해석된다.

LPGA 투어는 미국에서의 인기 하락을 탈피하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왔다.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열린 32개 대회 중 9개가 한국과 중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폴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열렸다. 또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 중 5개는 아시아 기업이 후원했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대회가 아시아의 도움으로 치러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세계 최정상급 실력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서 열린 LPGA 투어는 갤러리들의 감소가 심각하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엔 수만 명의 갤러리가 몰린다. 입장료을 비롯해 방송중계권 등으로도 만만치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챔피언십은 LPGA 투어 가운데서도 갤러리가 가장 많은 대회 중 하나다.

‘아시안 LPGA 시리즈’는 이러한 현상을 탈피하고 아시아 지역 골프의 균형적인 발전의 필요성이 대두하며 나온 결과물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아시아 골프의 새로운 기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아시아 골프가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안 LPGA 시리즈의 핵심 역할을 한국이 지키고 있다는 점도 의미있다. KLPGA 투어는 아시아 국가 투어 단체 중에선 유일하게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시즌엔 중국과 베트남, 브루나이에서 대회를 열었다. 이날도 CTGA는 내년부터 KLPGA 투어와 공동으로 ‘타이완 여자오픈’(가칭)을 개최하기로 발표했다.

아시안 LPGA 시리즈는 내년 최소 4~5개, 향후엔 최대 10개 규모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은 최종전 역할을 겸할 예정이다. 이는 아시아 시장으로의 더 큰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는 LPGA 투어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자 막강한 대항마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LPGA 투어가 아닌 한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 시리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게 될 전망이다. 박폴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 팀장은 “KLPGA 투어 선수를 주축으로 하면서 여자골프 세계랭킹과 JLPGA, CLPGA, CTGA는 물론 LPGA 투어 상위 선수들이 모두 포함하는 말 그대로 ‘오픈’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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