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전통의 오거스타, 80년 금녀(禁女)의 벽 무너질까

  • 등록 2012-04-05 오후 12:19:46

    수정 2012-04-05 오후 1:38:53

▲ 지난해 4월10일(현지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시상식에서 그린재킷을 입고 있는 필 미켈슨(왼쪽)과 찰 슈워첼. 미켈슨은 2010년, 슈워첼은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윤석민 기자] 80년을 이어 온 금녀의 벽이 허물어질까.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라 불려도 손색없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목전에 두고 주최자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위기(?)에 처했다. 오거스타 측이 지금까지 철저히 지켜 온 '금녀(禁女)' 원칙을 스스로 포기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을 맞은 것.

5일 블룸버그통신 등 다수의 미국 언론은 이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오거스타 골프장은 마스터스 대회의 3대 후원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회원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고 '손님맞이'를 하는 관례가 있다.

이들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 문제는 3대 기업인 엑손 모빌, AT&T, IBM CEO 가운데 지난 1월 IBM에서 최초의 여성 CEO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전통지키기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오거스타의 관례대로라면 IBM의 신임 CEO인 버지니아 로메티(53)가 그린재킷을 입고 손님을 맞아야 한다.

골프장이 창립된 1933년 이래로 '백인 남성'으로 한정됐던 원칙은 1990년대 들어서 깨졌지만, 여성 회원 불허 방침은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져오고 있다.

IBM은 마스터스 대회의 공식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미디어센터의 기술 및 장비를 전담 운영해 오고 있다. 결국 오거스타 측은 둘 중 하나의 원칙을 깨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같은 미묘한 상황에 미국 전역도 주목하고 있다. 그간 오거스타를 강력하게 비난해 온 여성 운동가 마사 벅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거스타 측이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오거스타 골프장은 여성을 회원으로 받거나 IBM이 후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로메티가 회원자격을 받아내지 못하면 IBM은 리더십에 금이 갈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오거스타 측은 요지부동이다. "외부인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 관련기사 ◀ ☞[마스터스]'파3 경연 우승' 해링턴·버드는 징크스 깰까? ☞신지애, 일본에서 부활 샷 날린다 ☞홍순상, 시즌 첫 우승으로 명예회복 노린다☞골프대회도 구경하고 봄 나들이도 즐기고 ☞LPGA 4승 이선화 "27일 고국 팬들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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