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가 말하는 '두산이 강팀인 이유'

  • 등록 2008-07-28 오후 12:42:42

    수정 2008-07-28 오후 12:47:56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본문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두산은 이전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 있다.

이름값에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90년대말과 2000년대 초반의 화려한 멤버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팀 성적은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우승의 영광은 2001년이 마지막이지만 매년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두산은 그 어느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매서움을 지닌 팀이다.

그 모든 굴곡의 역사를 경험한 김동주에게 물었다. "두산이 여전히 잘 나가는 이유는 무언가요." 김동주는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어린 선수들 많은데도 팀을 위해 진짜 희생을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많다. 다른 팀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좀 더 나은 것 같다. 좋은 멤버는 아니지만 잘 뭉치는 부분도 있고..."

희생은 야구의 미덕이다. 희생(번트)을 기록하며 인정해주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나 김동주가 말한 희생에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기록지 속의 의미를 잘 읽어내야만 알아챌 수 있는 희생을 뜻했다.

"예를 들어 주자 2,3루에 볼 카운트가 1-3였다고 치자. 물론 칠 수도 있다. 안타는 아니어도 깊은 땅볼이나 희생 플라이면 타점을 기록할 수 있다. 개인 기록을 생각하면 힘껏 휘두를 수 있는 최고의 찬스다. 그러나 우리 팀엔 이럴때 한번을 더 기다릴 수 있는 선수가 많다. 스트라이크가 되면 2-3에서도 칠 수 있다. 반대로 만루가 되면 더 큰 찬스가 될 수 있다. 1점이 아니라 다득점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뒤에서 보는 선배 입장에서 그런 후배들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볼 카운트 1-3는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1-3에서의 타격도 안타가 될 확률은 절반 이하다. 늘 그래선 안되겠지만 상황에 따라 개인이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기다리며 보다 높은 득점 확률을 만들어나가는 힘. 그것이 김동주가 말하는 두산의 진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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