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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4강에라도 오를 수 있을까.’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이 2007 아시안컵 4강 진출 여부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을 때 축구인들은 냉소적이었다. ‘우승도 아니고 4강 그 정도’에 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안컵 대표팀의 상황은 ‘과연 4강이라도 가능할까’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치고 있는 탓이다.
우선은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총사가 부상으로 빠지는 게 가장 큰 부담. 또 최근에는 베어벡 감독이 소집 일자를 두고 프로 구단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등 대표팀이 모이기 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가 더해졌다. 이미 발표된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찰 김남일(수원 삼성)이 스포츠 헤르니아(탈장) 진단을 받아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어 진 것이다.
김남일의 부재는 프리미어리거 3총사의 결장과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김남일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이 애용하는 더블 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전술을 구사하는데도 문제가 생긴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손대호, 김상식(이상 성남 일화)이나 예비 멤버 가운데 오장은(울산 현대), 백지훈(수원 삼성)등을 대안으로 마련할 수 있으나 김남일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순 없다.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 일본 등과 비교하면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한 뒤 처음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호주는 마크 비두카(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거 7명을 비롯, 유럽 1부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가 16명이나 되는 막강 엔트리를 구성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을 이뤘던 멤버 대부분이 포진, 우승 후보로 첫 손에 꼽아도 손색이 없다. 한국으로선 박지성 등 주축 멤버를 모두 가동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비두카가 한때 불참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그라함 아놀드 감독의 집요한 설득에 마음을 돌려 아시안컵에 전념하기로 하는 등 대표팀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 정신 자세가 다른 것이다.
이들외에도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 이란, 이라크 등 중동국가들은 여전히 한국에게 까다로운 상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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