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승 타이거 우즈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투어챔피언십에서 5년 1개월 만에 통산 80승
PGA 역사상 샘 스니드 이어 두 번째 대기록
우즈 "마지막 18번홀에서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 등록 2018-09-24 오전 9:13:35

    수정 2018-09-24 오전 9:42:40

타이거 우즈.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마지막 18번홀에서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수만 갤러리가 환호했다. 타이거 우즈(미국)이 마지막 짧은 퍼트를 끝내자 일제히 손을 들어 함성을 질렀다. 우즈는 퍼터 헤드로 ‘퉁’하고 지면을 때렸다. 그리고 돌아서서 모자를 꾹 눌러 썼다. 팬들은 기뻐했고, 우즈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억눌렀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우즈가 긴 우승 침묵을 깨고 통산 80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우즈는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2타 차 선두였기에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우즈는 골프에선 상상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침착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계속 ‘이봐, 아직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날 수 있잖아’라고 주문했다”고 털어놓았다.

2타 차 앞선 우즈가 18번홀(파5)에서 친 티샷이 약 348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졌다. 두 번째 친 공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홀 15m 지점에 갖다 놨다. 비로소 우즈의 우승이 확실시되는 순간이었다. 우즈가 그린까지 올라오는 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캐디와 나눈 하이파이브가 증명했다. 그는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갔을 때 (캐디) 조이 (라카바)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2번의 퍼트로 공을 홀에 넣은 우즈는 마침내 기다렸던 8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순간 우즈는 두 팔을 벌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했다. 우즈는 “모든 것이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79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부상 그리고 긴 재활과 싸웠다. 지난 4월 네 번째 허리 수술 후 이번 시즌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복귀에 나선 우즈는 최종전 우승으로 화려한 부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는 “올해 초만 해도 우승은 무리한 요구였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스윙을 찾고 모습을 갖춰가면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파 퍼트를 앞두고) 갑자기 내가 우승하리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눈물이 살짝 고였다. 많은 일을 겪은 후 다시 해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감격했다.

PGA 투어 역사상 80번째 우승은 샘 스니드(82승)에 이어 역대 2번째다. 우즈가 2승을 더 추가하면 최다승 타이, 3승을 거두면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로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우즈는 그동안 부상과 싸워왔던 시간을 떠올리면서 “힘들었다. 지난 2년여간은 절대 쉽지 않았다”며 “주위 모든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 중 몇몇은 내가 어떤 일을 겪는지 알았다. 18번 홀 그린에서 그들을 보는 것은 정말 특별했다”며 “내가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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