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여자 크로스컨트리 미국 대표 옥사나 마스터스(29)는 지난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좌식 12km)과 동메달(좌식 5km)을 획득한 노르딕스키의 강자다. 그는 방사능 유출사고가 터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태어났다. 부모에게 버려졌고 미국으로 입양돼서는 정강이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팔 힘이 좋아야 하는 조정 종목에서 미국 국가대표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소치 대회에선 노르딕 스키 선수로 참가했다.
소치 대회를 앞두고 만난 사람이 지금 그의 연인이자 미국 노르딕스키 대표선수인 애런 파이크였다. 파이크는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13살 때 사냥에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고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됐다. 미국 대표팀의 트레이닝 캠프에서 만난 둘은 처음에는 친구였다. 이내 운동선수와 장애라는 공통분모는 마스터스와 파이크를 하나로 묶었다. 이후 연인으로 발전했고 빡빡한 훈련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며 만나고 있다. 사랑의 힘 덕분인지 마스터스는 평창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14일 오전 기준)을 목에 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럴림픽 ‘커플’은 스노보드의 박항승이다. 그는 지금의 아내인 권주리 씨와 소개팅으로 만났다. 오른팔과 오른 다리가 없는 박항승과 만나는 권 씨를 주변 사람들은 말렸다. 권 씨는 개의치 않고 결혼까지 ‘골인’했다. 평소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권 씨를 따라 박항승은 스노보드를 신었고 국가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내가 당신의 금메달”이라고 외치는 권 씨와 “그 말이 맞다”고 활짝 웃는 박항승은 보는 이들마저 미소 짓게 한다.
한민수를 버티게 하는 힘은 그의 가족이다. 그는 성화 봉송 당시 헬멧 앞에 자신의 등번호 68번, 옆과 뒤에는 두 딸의 이름 소연과 소리, 아내의 이름을 썼다. 한민수는 “(개회식을 본)딸들이 좋아하더라”라며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