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 새 외국인 투수 요한 플란데는 팀 분위기 반등이라는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 삼성의 선발 야구 부활이라는 명제도 그의 어깨에 내려 앉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출발은 좋았다. 지난 23일 수원 KT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 6.1이닝 2피안타(1홈런) 3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플란데가 꾸준히 자기 공을 던져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삼성은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그가 첫 경기 처럼 기대만큼의 투구를 보여준다면 기존의 윤성환 차우찬 김기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1선발 역할을 해준다면 더욱 그렇다. 플란데가 에이스로 자리매김해 준다면 하위권으로 쳐진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일단 기대를 걸어볼 만한 대목이 있다. 그가 기존의 한국 투수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그의 ‘오른 발’이다.
투수는 누구나 <사진1>에서 처럼 축이 되는 발의 반대 발을 끌어올렸다 내리며 투구를 한다. 플란데의 장점은 이 순간에 숨어 있다.
| 화면 캡쳐=베이스볼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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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데는 오른 발을 탑 위치까지 끌어올린 뒤 내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매우 짧다. 방송 화면으로 측정한 결과 <사진2>에서 처럼 0.76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한국 투수들이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같은 날 선발로 등판한 KIA 임기준의 시간일 재 봤다.
| 화면 캡쳐=베이스볼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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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임기준은 <사진3>에서 처럼 1.32초라 걸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플란데의 거의 두 배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 화면 캡쳐=베이스볼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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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포수 미트에 닿는 시간은 0.4초 정도라고 한다. 0.01초의 싸움이 타이밍을 좌우하는 큰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플란데 처럼 기본 투구 폼이 빠르게 되면 일단 투수의 발이 올라간 뒤 준비에 들어간 타자들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플란데가 기본적으로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기본적으로 일단 좋은 공을 갖고 있다. 높게 흩어지는 공 없이 제구가 낮게 잘 되고 있으며 변화구도 타자의 무릎 높이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며 “이런 투수가 상대적으로 빠른 폼을 갖고 있다면 타자들이 준비하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 앞으로 플란데의 오른 발을 유심히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낯설다는 건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는데 꽤 유용한 무기가 된다. 일반적인 투수들 보다 빠르게 힘을 실을 수 있는 플란데라면 그 부분을 잘 활용할 수 있다. 과연 플란데의 오른 발이 분석처럼 힘을 발휘하며 삼성에 힘이 되어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