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앙드레김·남진…'국제시장' 속 인물·사건은 사실인가요?

  • 등록 2015-01-08 오전 9:39:27

    수정 2015-01-08 오전 10:21:51

영화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부터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민가수 남진 등 시대의 아이콘이 등장한다.(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 컷)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이 관객 800만명을 넘어서며 새해 첫 1000만 영화에 성큼 다가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일까지 836만 2699명을 동원했다. 개봉 22일 만이다. 영화에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인물들이 배치돼 있다. 외화 ‘프레스트 검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는 여기에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에 대해 살펴봤다.

①흥남철수작전(1950)

장면_영화는 덕수 가족의 목숨을 건 피난으로 시작된다. 긴박하다. 가족들은 간신히 미군 함대에 타게 된다. 어린 덕수는 여동생 막순이를 등에 업고 힘겹게 배에 오르던 순간 막순이를 놓친다. 아버지는 막순이를 찾기 위해 배에서 내리고 가족은 뿔뿔이 헤어진다.

사건_흥남철수작전이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함경남북도에 주둔해 있던 연합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15일 미국 1해병사단을 시작으로 24일까지 흥남항을 통해 대규모 해상 철수를 감행한 사건이다. 미군은 피난민 10만명을 남한으로 이주시켰다.

②정주영(1915~2001)

장면_어린 덕수와 어머니, 그리고 두 동생은 정전 후 고모가 있는 부산에 정착한다. 덕수는 친구 달구와 함께 국제시장에서 구두닦이로 돈을 벌고 그때 말끔한 양복차림의 신사를 만난다. 신사는 덕수에게 “소원이 뭐냐”며 묻고는 “내 꿈은 큰 배를 만드는 것”이라며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는 명언을 남기고 떠난다. “미친 거 아냐? 어떻게 배를 만들어?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 신사의 얘기는 아이들이 듣기에도 황당했다.

인물_그(신사)는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이다. 정 회장은 그의 또 다른 명언처럼 불가능을 몰랐던 인물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소학교도 어렵게 다녔지만 도전정신 하나로 쌀 배달부터 시작해 자동차 수리공장을 거쳐 자동차공업사와 토건사를 세우고 조선소도 설립할 수 있었다. 신사의 배 만드는 얘기는 정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정주영:이봐, 해봤어?’에도 나와 있다. 정 회장은 한국의 경제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영화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부터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민가수 남진 등 시대의 아이콘이 등장한다.(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 컷)
③앙드레김(1935~2010)

장면_덕수가 성장했을 때 덕수 고모의 가게인 꽃분이네로 달구와 함께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다가오는 시대엔 여자도 남자의 일을 하고 남자도 여자의 일을 하게 될 거다”고 말한다. 그는 덕수 어머니가 수놓은 고모 옷의 소매를 보고는 “판타스틱”을 외치며 사라진다.

인물_남자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다. 앙드레 김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전쟁으로 부산에 피난을 가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이후 서울에서 디자이너 최경자와 인연을 맺으면서 그녀의 양장점 일을 도왔고, 최경자의 국제복장학원 1기생으로 입학했다. 앙드레 김은 1962년 첫 패션쇼를 개최한 한국 최초 남성 디자이너다.

④파독광부(1963~1980)

장면_덕수가 파독 광부에 지원한다. 가난 탓에 서울대 입학을 머뭇거리는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다. 덕수와 달구가 파독 광부 심사 과정에서 애국가를 열창하는 모습은 웃음이 터진다. 아찔한 순간도 있다. 덕수가 광산에서 사고를 당할 때다.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곳에서 아내 영자를 만난다.

사건_한국 정부가 1960년대 실업과 외화 부족 등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했던 일이다. 1963년부터 1980년까지 광부 약 8000명, 간호사 1만여명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부터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민가수 남진 등 시대의 아이콘이 등장한다.(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 컷)
⑤남진(1946~)

장면_덕수의 험난한 인생은 계속된다. 여동생 끝순이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베트남 전쟁 중인 1973년 기술직 파견에 나선다. 영화를 보면 노년의 덕수가 남진과 나훈아를 놓고 아내 영자와 승강이 하는 장면이 나온다. 덕수가 ‘남진이 최고다’고 편드는 건 베트남에서 남진 덕에 목숨을 구한 인연 때문.

인물_남진은 나훈아와 함께 1960~70대의 최고 인기 가수였다. 남진은 가수로 활동할 당시에 해병대에 자원입대,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다. 다만 한국군은 1973년 베트남에서 철수했는데 영화에선 덕수가 1974년 남진을 만난 것으로 묘사돼 시간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남진은 1968년 입대해 1969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 1971년 전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1980년대 KBS 이산가족찾기와 당시 방송을 진행했던 아나운서계 살아 있는 전설 김동건, 한국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만기의 모습도 등장한다.
영화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부터 디자이너 앙드레 김, 국민가수 남진 등 시대의 아이콘이 등장한다.(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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