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데니스 로드맨은 누구?…‘강백호보다 더 만화 같아’

  • 등록 2013-03-01 오후 6:16:43

    수정 2013-03-01 오후 6:16:43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일본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에는 빨간 머리 사나이가 등장한다. 농구의 기본기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는 오로지 출중한 리바운드 능력과 불타는 열정으로 경기를 지배한다. 주인공은 바로 강백호다. 이러한 강백호가 현실 세계에 나타난다면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를 주름잡았던 데니스 로드맨이 아닐까.

▲ 데니스 로드맨이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방북한 소감을 남겼다. 사진= 데니스 로드맨 트위터 캡처


강백호처럼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던 데니스 로드맨이 26일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의 일원으로 북한을 찾았다. 미국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마저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언론의 관심이 로드맨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그는 과연 어떠한 선수였는지 그의 인생을 정리해봤다.

▶ 기록으로 본 로드맨의 농구인생

로드맨은 불우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공항 청소부로 일하며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농구공을 잡지 않았다. 쿡 카운티 2년제 대학에 다니던 그는 농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후 사우스이스턴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으로 편입했다. 로드맨은 NAIA에서 대학시절 3년간 25.7득점 15.7리바운드를 기록, 능력을 인정받아 결국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1986년 NBA 드래프트 전체 27위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지명된 로드맨은 신인시절 적은 출장시간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989년 2월 로드맨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32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실력이 급성장한 로드맨은 1989년과 1990년 디트로이트의 2년 연속 우승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1988-1989시즌 플레이오프 평균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1989-1990시즌 ‘올해의 수비 선수상’을 수상했다.

1991-1992시즌 로드맨은 경기당 평균 18.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1972년 시즌 평균 19.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던 월트 채임벌린 이후 최고의 리바운더로 자리매김했다. 정규시즌 39경기에서 2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았고 한 경기 3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경기당 18.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리바운더로 군림했다.

로드맨은 1993년 데이비드 로빈슨이 건재한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이적해 여전히 최고의 리바운더로 활약했지만 동료 선수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훗날 그의 자서전에는 로빈슨이 리더답지 못해 불만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1995년 10월 월 퍼듀와 트레이드되어 시카고 불스에 합류하게 된 로드맨은 팀에 빨리 융화됐다. 로드맨은 이적 첫해 리바운드 14.9개로 당당히 리그 1위에 올랐고 두 번째 시즌 대망의 1만 리바운드를 달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시즌 피펜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한 가운데 그는 조던과 함께 팀이 리그 상위에 랭크되는데 최선을 다했다. 로드맨은 애틀랜타 호크스, 댈러스 매버릭스와 경기에서 25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노장 투혼을 불살랐다. 3연속 우승을 경험하며 모든 영광을 누린 로드맨은 LA레이커스,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단기간 뛰었고 이후 은퇴했다.

▶ 코트 위 로드맨의 실제 경기력은?

로드맨은 수비를 공격처럼 한다. 전투적인 마인드로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다음 팀의 주 득점원에게 강력한 오버헤드 패스를 날리기 일쑤다. 피지컬한 수비와 지능적인 수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그의 강점이다. 일례로 1996-1997시즌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유린했지만 심판은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1997년 동부 컨퍼런스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에서는 알론조 모닝의 엉덩이를 툭툭 쳐서 모닝의 신경을 건드렸다. 유타 재즈 칼 말론과도 끊임없이 신경전을 펼쳤다.

로드맨의 패스 능력은 일품이다. 코트의 45도 각도 지점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가 피펜의 패스를 받고 베이스라인을 따라 달려 들어가는 조던에게 바운드 패스를 주곤 한다. 가끔 상대선수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패스를 성공시키는 센스도 발휘한다. 1997-1998시즌 후반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수를 피해 달려가는 피펜에게 바운드 패스를 연결, 조던의 속공 덩크를 이끌어 냈다. 로드맨의 운동능력은 수준급이라서 러닝 점프를 할 경우 림과 머리가 일직선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덩크슛은 주로 두 손으로 한다.

로드맨은 필드골 시도를 잘 하지 않는다. 주로 페인트 존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가 동료들의 패스를 받아 쉬운 골밑슛을 성공시킨다. 그러나 1998년 미네소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완벽한 자세로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슛을 성공시켜 해설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가끔 던지는 3점슛은 기복이 심하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한 경기에 3연속 3점슛을 성공시킬 때도 있다. 로드맨이 3점슛을 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상황이거나 외곽에 나왔는데 패스할 동료를 찾지 못했을 때다.

최고의 리바운더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팁 인 능력에 있다. 로드맨은 리바운드를 할 때 높게 점프하지 않고 공이 튀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종종 스텝으로 점프를 한다. 로드맨은 매일 저녁 숙소에서 경기가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공이 튕겨져 나가는 위치의 분포와 인사이더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체크했다. 팁인슛을 시도하다가 여러 개의 리바운드를 단시간에 기록하게 되는데 이러한 능력이 그의 리바운드 수치를 높인다. 시카고 불스에서 있던 마지막 시즌 그는 무려 4경기에서 24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트 위에서 열정적인 선수였던 로드맨은 코트 밖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통했다. 1990년대 중반 팝가수 마돈나와 염문설을 뿌렸고 성범죄로 고소된 적만 10건이 넘었다. 여성 모델들과 나체로 광고를 찍는가 하면 난폭 운전과 속도위반으로 피소되기도 했다. 또 웨딩 드레스를 입으며 여자로 변장했고, 보기 흉한 피어싱과 화려한 염색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도 했다. 한 방송에서는 시체 퍼포먼스를 펼쳐 시청자들을 경악시켰다. 로드맨은 이밖에 동료 선수 칼 말론과의 장외 레슬링, 카메라 기자 폭행 사건 등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녔다.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보다 더 만화 같은 캐릭터 로드맨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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