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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여자축구의 상승세가 매섭다. 20세 이하 대표팀이 20세 이하 FIFA 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데 이어 17세 이하 대표팀도 수준급 기량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한국여자축구계에 향후 10년을 책임질 황금세대가 출현했다'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허나 화려한 외양과 견줘 내실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최상위층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용되고 있는 까닭에 전반적인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 없다. 축구인들이 "여자축구가 쌓아올리고 있는 영광이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되지 않도록 저변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한국여자축구 등록선수는 학생부터 실업에 이르기까지 통틀어 1404명에 불과하다. 2만2210명인 남자와 견줘 1/16 수준이다.
팀 수 또한 마찬가지다. 남자의 경우 735개에 이르는 반면, 여자는 65개에 그친다.
이는 팀 운영 비용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2002년 이후 월드컵 잉여금을 활용, 새롭게 창단하는 여자축구팀에 대해 창단 비용 및 대회 참가 비용을 적극적으로 보조하며 창단을 독려해왔다. 정부에서도 별도의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이후 2002월드컵의 열기를 타고 여자축구팀 창단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많은 팀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지만, 지원금 규모가 매해 줄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원금을 줄인 쪽도, 이렇다 할 노력 없이 지원금에만 의존한 쪽도 비난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다.
◇이기는 축구에서 즐기는 축구로
여자축구가 강하다지만, 약점 또한 적지 않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고,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크다. '소수정예'가 떠안아야 할 근본적인 고민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표팀에서도 나타난다. 포지션별로 기량차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최인철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20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 출전 당시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기량이 다소 떨어진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대해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멤버들은 모두가 고르고 골라 선발한 선수들"이라며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학원 위주의 축구에서 클럽 위주의 축구로 시급히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여자축구의 한 일선 지도자는 "선수를 만들기 위해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즐기는 중에 자연스럽게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면서 "남자부와 여자부가 힘을 모아 축구를 생활체육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자축구는 더 큰 영광을 위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2런던올림픽, 2015여자월드컵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야한다.
20세와 17세 등 이른바 '여자축구의 젊은 피'들은 충분히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우리 여자축구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제 필요한 건 긍정적인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저변을 튼튼히 다지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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