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강철민이 등판하지 않는 이유

  • 등록 2010-03-03 오전 11:33:56

    수정 2010-03-03 오후 2:17:34

▲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LG 투수 강철민(30)은 구단과 팬들에겐 꽤 아픈 손가락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는 지난해 김상현을 KIA에 내주고 데려온 선수다. 김상현은 2009년 최고의 선수가 됐지만 강철민은 공 한번 던지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그런 강철민이 이제 부상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스프링캠프서 별다른 통증 없이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2006시즌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이제 4년째. 비로서 부상 공포에선 한걸음 벗어났다.

이제 LG가 설레일 차례다. 강철민은 한양대시절 최고의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계약금도 5억원이나 받았다.

공을 채는 능력(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는 능력)은 어느 투수에 견주어도 뒤질 것 없는 투수다. 박종훈 LG 감독은 강철민의 투구를 지켜본 뒤 "하늘이 주신 재주를 가진 투수"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도통 실전에서 강철민을 볼 수가 없다. 단 한번의 연습경기 등판 기록도 없다.

비단 연습경기 뿐만이 아니다. 시범경기서도 강철민은 볼 수 없다. 물론 정규 시즌에 들어가도 당분간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다.

투수력이 가장 큰 고민인 LG다. 에이스 봉중근이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막판 조기 귀국했고 박명환도 아직 정상 페이스가 아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카드 하나가 아쉬운 상황.

그러나 박종훈 감독은 무겁게 고개를 가로 젓고 있다. 눈 앞의 욕심 때문에 더 큰 결실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강철민은 상체로 공을 던지는데는 단연 최고다. 그러나 그 재주 때문에 하체를 이용한 투구를 못했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체 단련도 소홀히 해왔다. 결국 예전의 폼으로 던지면 또 아프게 돼 있다. 다리를 이용한 투구 매커니즘을 익히라고 지시했다. 강철민이 등판하는 건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체를 이용하지 않는 투구가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건 한국 야구에서 정설로 통한다. 힘이 있을 때 당장은 통해도 장기적 관점에선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당장 마운드가 걱정된다고 해서 부상 가능성이 있는 폼과 하체 체력을 지닌 투수를 당겨 쓰지 않겠다는 것이 박 감독의 계산이다.

실제로 강철민은 수술 이전까지 뛴 5시즌서 100이닝을 넘긴 것이 단 한차례(2004년 145.1이닝)에 불과하다. 잠깐 반짝 하다가도 통증이나 페이스 난조 탓에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투수였다.

박 감독이 강철민에게 원하는 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 줄 안정감 있는 투수다. 그런 매커니즘을 갖출 때까지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다.

박 감독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안정된 폼이 갖춰지지 않으면 쓰지 않을 생각이다. 급해져도 더 참겠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5년 계약의 여유를 감안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성과를 보이고픈 것이 사람의 욕심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일단 다른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인내가 LG의 오늘은 물론 내일까지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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