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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우리 대중문화가 지나친 편식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쪽으로 여론이 쏠리는 현상이 심한 우리네 대중문화의 특징을 감안한다고 해도 최근엔 그 정도가 심한 느낌이다. 남녀 연예인에 대한 선호도는 특히 더하다.
올 한해 여가수들은 음반판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걸문화’가 붐(2007년 12월10일 이데일리SPN 참조)을 이루면서 올초 여가수들이 각광을 받는 듯도 보였으나 음반판매 등 실질적인 면에서는 남자가수가 독식했다.
음반판매차트중 하나인 한터차트 연간차트(2007년 12월15일~2005년 12월13일)에 따르면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남자가수다. 동방신기 빅뱅 서태지 브라운 아이즈 비 김동률 SG워너비 에픽하이 MC몽 김종국 넬에 이르기까지 남자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앨범 순위에서도 12위까지를 모두 남자가수가 독식했으며 20위까지 확대해도 원더걸스(13위) 이효리(15위) 소녀시대(17위)만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디지털 음원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면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원더걸스 이효리를 제외하고는 남자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스타가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렇듯 가요계에 여가수 부재 현상이 도드라지는 것은 불황과 관련이 깊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팬층의 충성도가 앨범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여가수 음악의 경우 팬층이 남자가수들에 비해 약한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남자가수는 여성 팬들이, 여가수는 남성 팬들이 많은데 불황으로 소비가 줄 경우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음악에 대한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을 더 강하게 보인다.
반면 여배우에 대해선 지나칠 정도로 혹평을 하고 있다. MBC 드라마 ‘종합병원2’의 김정은은 방송 1,2회가 끝난 뒤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고 밝혔음에도 김정은의 달라지지 않은 연기를 질타하는 네티즌의 목소리는 단순한 비난 수준을 넘어 인격까지 무시하고 형태를 보이고 있다.
여배우에 대한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에덴의 동쪽’의 이연희와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도 비슷한 곤란을 겪고 있다. 한예슬 역시 ‘타짜’에서 초반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다. 영화계 최고의 스타인 문소리까지 드라마에선 이런 논란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심지어 한류스타 최지우는 한때 ‘연기력 논란’으로 배우를 그만두려고 했다고까지 밝힌 바 있다.
여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외모비하와 함께 마녀사냥식으로 이뤄지는 점 또한 유감이다. 단순히 연기력만을 놓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와 함께 그녀의 외모 그리고 과거 출연작들을 비교하면서 인격 모욕적으로 이뤄지는 점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계 현상에 대한 편식은 심하지만 최근 성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불황과 함께 외모로 판단하는 우리네 대중문화의 또다른 이면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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