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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현장감 내세운 KBS
지상파 3사는 실시간 개표 상황 및 득표율 추이를 분석한 자체 당선 예측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KBS는 ‘디시전K+’, MBC는 ‘적중’, SBS는 ‘AI 유.확.당’을 각각 내세웠다. 종편 채널 JTBC도 독자 출구조사 방식 등을 활용한 ‘비전J’로 지상파에 맞섰다.
그래픽을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 및 예측 시스템을 활용한 ‘당선 유력’, ‘당선 확실’ 등의 발표 방식도 저마다 달랐다.
KBS는 이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결합한 확장현실(XR) 기술을 구현해 청와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데이터들을 쏟아냈다. 또 서울 코엑스 광장의 대형 전광판, 드론으로 촬영한 롯데월드타워 영상 등 최대한 다채로운 화면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성세대의 선택이 높은 KBS 채널 성격상 그래픽보다는 현장감을 살리는 전략도 돋보였다. KBS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자택, 중앙선관위, 개표소 등 현장 연결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패널에는 화제의 인물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전원책 변호사를 비롯해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 등 여론조사, 정치분석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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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개표방송인 ‘선택 2022’는 기본과 차분함에 초점을 뒀다. 데이터 전문기자를 내세워 라세대별 여론 추이와 인구변동 등에 따른 표심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라디오 프로그램과 유튜브를 TV 개표방송과 결합한 시도도 눈에 띄었다. MBC 라디오 ‘정치인싸’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른 젊은 패널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실시간으로 답했고, 권순표 앵커는 유튜브 ‘순표의 골방 토크’를 진행하며 선거 상황을 전했다. 정봉주 전 의원 및 이언주 전 의원 등이 패널로 등장했다. KBS가 성별과 연령, 자영업자, 중도층으로 나눠 표심을 분석했다면 MBC는 생애 두 번째 투표를 한 세대, 88둥이 세대, X세대 86세대 등 세대별 표심을 들여다봤다. 또 주택 소유 형태별, 주요 혁신도시별로 표심을 분석해 심층성을 더했다. 다만 윤석열 당선인이 개표방송 전 KBS와 SBS 크로마키 작업에 참여한 반면, 일정상 MBC의 크로마키 요청을 거절해 후보들의 얼굴을 활용한 그래픽 작업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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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젊은 MZ세대의 호응을 가장 많이 얻은 건 SBS 개표방송 ‘2022 국민의 선택’이었다. SBS는 MZ세대에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SM 걸그룹인 ‘에스파’(aespa)의 세계관 광야와 이들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Next Level) 등 유행을 결합해 재기발랄한 그래픽 퍼포먼스를 뽐냈다. 전국 개표 상황을 공개하며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광야에서 분노의 질주를 펼치고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에 맞춰 ‘ㄷ’ 춤을 추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SBS 도핑 테스트가 시급하다‘, ‘지난 대선에 이어 실망시키지 않는 SBS’ 등 댓글로 환호했다. 한편으로 영화 ‘매드맥스’와 ‘분노의 질주’를 연상시킨 이 그래픽 장면은 그래픽 표출 시스템인 바이폰을 활용한 기술이었다. 바이폰은 3D모델링과 영상 자료 등을 활용해 후보자들을 실제처럼 생생히 구현했다. 윤석열과 단일화로 후보를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을 넣기도 해 재미를 유발했다. 앞서 SBS는 지난 대선 개표방송에서도 영화 ‘해리포터’ ‘야인시대’ 등 인기 드라마, 영화를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출구조사 결과에 따라 각 후보가 수어로 ‘감사해요’, ‘안타까워요’, ‘괜찮아요’로 표현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자사 유튜브 선거 방송 ‘청와대 앞 대선캠프’도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10만 명 실시간 시청을 유지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독자 조사 JTBC, 전직 대통령 모습 구현
JTBC는 단독 출구조사를 실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와 별개로 이뤄진 JTBC 출구조사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다. 지상파 출구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0.6%p 차이로 1위를 차지한 반면, JTBC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0.7%p 차이로 1위로 예측돼 주목을 받았다. 또 확장현실(XR) 제작사와 의기투합해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을 구현했다. 이들이 새 후임 대통령에게 역사적 비전을 설명하고 당부하는 장면 등이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