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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냈지만, 보기 3개를 적어내 2언더파 70타를 쳤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스피스는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대니얼 버거(미국·18언더파 270타)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7년 디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11승을 올린 뒤 긴 우승 침묵에 빠져 있는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 앞서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도 마지막 날 선두로 나섰다가 아쉽게 공동 4위에 그쳤던 만큼 이번엔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경기는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티샷 난조를 보였고, 예리했던 퍼트마저 무뎌진 게 발목을 잡았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스피스는 이날 경기 초반 2개의 보기를 적어내면서 주춤했다.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으나 3번홀(파4)와 5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타수를 잃었다.
티샷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했다. 1번홀에선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2번홀에서도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빠졌고, 3번홀에서는 공이 페어웨이 벙커로 들어갔다. 이날 14번의 티샷 중 공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건 겨우 6번(42.86%)에 불과했다. 아이언샷이 좋아 83.33%의 그린적중률을 보이긴 했으나 퍼트의 예리함이 떨어진 탓에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3라운드 동안 26-27-27개의 퍼트를 기록했던 스피스는 이날은 31개를 적어냈다. 그린 위에서만 최소 4타를 더 친 셈이다.
스피스가 달아나지 못하는 사이 2타 차 2위였던 버거는 2번홀 이글에 이어 3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를 꿰찼다.
우승을 놓치기는 했으나 피닉스오픈 공동 4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공동 3위로 2개 대회 연속 톱5를 기록, 부활을 알렸다. 스피스가 2개 대회 연속으로 톱5 이상의 성적을 거둔 건 2018년 휴스턴오픈 공동 3위와 마스터스 3위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전반에만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는 1개로 막아 3타를 줄인 버거는 후반 들어서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10번(파4)과 14번홀(파5) 버디에 이어 매버릭 맥닐리(미국)와 공동 선두를 이룬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약 11m 거리의 이글 퍼트를 홀에 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파5 홀에서만 6타(이글 2개, 버디 2개)를 줄인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버거는 PGA 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스피스와 함께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고, 제이슨 데이(호주) 공동 7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했던 강성훈(34)은 공동 63위(2오버파 290타)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