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추모 놓고 엇갈린 반응 [종합]

  • 등록 2020-12-13 오후 7:17:01

    수정 2020-12-13 오후 7:17:01

김기덕 감독(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가운데, 추모를 놓고 네티즌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명인들까지 추모 반대 의견에 목소리를 보탠 상황이다.

김기덕 감독의 사망은 지난 11일 카자흐스탄, 러시아, 독일 등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 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한 지 5일이 지난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라트비아에 거주 중인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수소문 끝에 6일 만인 이날, 김기덕 감독이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기덕 감독 측은 이날 “가족과 확인한 결과 외신의 소식이 맞다. 가족들도 오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고 사망을 알리면서 “가족들도 너무 놀라 경황이 없는 상황이며 아직 장례 관련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상황을 정리한 후 추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키르기스스탄의 평론가 굴바라 톨로무쇼바로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라트비아로 이주해서 활동하던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며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는 글로 김기덕 감독의 사망을 알리며 추모를 했다.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전 집쟁위원장은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 때문에) 급속도로 몸상태가 나빠져서 매우 안 좋은 상태에서 입원을 한 것 같다”며 “입원한지 이틀 만에 타계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일부 네티즌들은 “그래도 좋은 작품 남긴 감독”, “한때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는데 안타깝다” 등 애도를 했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추모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추모도 2차 가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모에 대한 강한 반대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화 ‘기생충’ 영어자막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을 다룬 프로그램이 한국 TV를 통해 방영된 이후, 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며 “만약 누군가의 삶에서 그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를 기리는 건 잘못된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나는 그가 천재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며 “나는 그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전했다.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의 남편이자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인 피어스 콘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덕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해 험담하고 싶었던 충동을 참았다”며 “그가 촬영장에서 했던 끔찍한 행위에 대한 언급없이 (서구의 많은 나라에서) 애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굉장히 슬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영화계에 기여한 공로는 절대 잊어선 안 되겠지만, 괴물과도 같았던 성폭력의 희생자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96년 영화 ‘악어’로 영화계에 데뷔한 김기덕 감독은 ‘파란 대문’, ‘섬’, ‘나쁜 남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빈 집’, ‘영화는 영화다’, ‘피에타’, ‘뫼비우스’, ‘배우는 배우다’, ‘그물’, ‘포크레인’ 등의 다수 대표작을 남겼다. 특히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으며, 이 영화제의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성추문에 휩싸여 국내 활동을 중단한 만큼, 그를 추모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족은 주라트비아 한국대사관 측에 장례 절차를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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