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테마록] ①진화한 여자축구, '황금세대'의 출현

한국여자축구, 성공의 두 가지 원인

  • 등록 2010-09-10 오후 12:15:52

    수정 2010-09-10 오후 1:22:48

▲ 지소연(왼쪽,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과 여민지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여자축구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특히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각종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미래를 밝히고 있다.

지난 여름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20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에 출전해 3위에 오르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한 기억이 여전한데, 이번엔 세 살 어린 동생들이 사고를 칠 분위기다.

17세 이하 여자대표팀(감독 최덕주)은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리고 있는 17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에 참가 중이다. 조별리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 대표팀은 2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었다. 목표는 우승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전문가들도 한국을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꼽는다.

그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진화를 거듭해온 한국여자축구가 이른바 '골든 제너레이션'의 등장과 함께 중흥기에 접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집중 지원이 빚은 열매

여자축구는 열악하다. 비인기 종목이라면 어쩔 수 없이 누리는 설움이다. 지금도 많은 팀들이 '해체'와 '유지' 사이에서 원론적인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그러나 대표팀은 강하다. 대한축구협회가 각급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상비군 시스템을 구축해 연령별로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여자 선수들을 모아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꾸준히 훈련시키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

열악한 환경을 감안해 최정예 멤버들에 대해 최상의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고육지책을 쓴 것인데, 이것이 먹혀들었다. 이원재 대한축구협회 홍보부장은 "남자 부문에 비해 관심도가 현저히 낮은 여자축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한다"면서 "각급 여자대표팀의 선전이 여자축구 성장과 발전의 신호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도자들의 헌신과 희생

조광래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과 활발한 패스워크를 앞세우는 스페인식 축구를 지향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각급 여자대표팀의 경우 이미 스페인축구에 상당부분 접근해 있다.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는 부분이다.

한국여자축구의 강점은 '정상급 개인 기량'과 '뛰어난 조직력'에서 나온다. 대부분의 선수가 일대일 돌파를 손쉽게 해낸다. 남자축구를 방불케 하는 패스워크 축구도 무리 없이 구사한다. 20세 대표팀과 17세 대표팀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손해를 감수한 여러 지도자들이 희생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결과다. 학원축구부터 실업축구까지 모든 팀이 '기술축구'를 모토로 삼아 선수들을 지도한다. 현역 지도자들 사이에서 '지금은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한 결과다.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를 이끈 최인철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귀국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지도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좋은 선수를 길러내기 위해 합심해 준 덕분에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왔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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