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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연기파 배우'에 이어 배우 박희순을 수식하는 단어가 하나 더 있다. 영화 '남극일기'의 남극, '10억'의 호주에 이어 이번 작품 '맨발의 꿈'(김태균)에서는 동티모르에 다녀온 그에게는 '오지전문 배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오지전문 배우요? 제가 나름대로 어디서건 잘 버티니까 감독님들이 자꾸 절 이상한 데로 보내시더라구요"(웃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첫 단독주연작이기도 한 이번 영화 '맨발의 꿈'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맨발의 꿈'은 '동티모르의 히딩크'로 불리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제유소년축구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이룬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그린 작품.
극중 박희순은 연이은 사업실패로 동남아시아를 전전하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 감독을 맡게 된 전직 축구선수 출신 축구감독 김원광 역으로 분했다.
영화의 취지를 인정받아 최근 유엔에서 상업영화 최초로 시사회를 갖기도 한 이 작품은 배우 박희순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유엔 시사 때 '이런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어요. '연기 괜찮았다'는 얘긴 들어본 적 있지만 고맙다는 반응은 처음이라 감동스럽고 뿌듯했다고 할까요?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어요"라는 것.
실제로 영화 촬영이 처음 이뤄졌다는 동티모르에서의 촬영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하루 1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신생독립국 동티모르의 실상을 직접 느끼며 그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활동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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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또한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어 "얼마전 아이들이 영화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는데 떠나고 나니 우울증에 걸릴 정도였어요"라고 전한다.
그는 "일반 시사회에 무대인사차 참석하는 데 영화를 볼 때마다 매번 아이들과 소통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어느 장면에서는 꼭 뜨거운 눈물이 흐르더라"라며 "배우들도 관객 반응을 보며 감동받을 때가 있는데 이번 영화가 내게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1년에 한 작품씩 꾸준히 관객들과 만나 온 그는 2007년 김윤진과 호흡을 맞춘 영화 '세븐데이즈'가 히트한 후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사람이 됐다.
온통 머릿속에 '연기'밖에 없는 사람이라 가야할 촬영장이 늘어난 건 좋지만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건 아쉽다.
"벌써 영화 열 편 했잖아요. 그러면서 얻은 게 열 팀의 스태프들인데 요즘엔 주로 감독님, 촬영감독님과 얘기 나눌 시간밖에 없어 아쉬워요. 오로지 나 하나를 멋지게 보이게 해 주려고 땀흘리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워요. 예전엔 촬영 없을 땐 늘 스태프들과 술마시는 게 일이었는데…그런 자리가 줄어드는 건 좀 안타깝네요"(웃음)
이제는 조금씩 변신도 하고 싶다는 그는 그간 몇몇 작품에서 비춰진 '악역' 이미지에서 나아가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물론 가장 목마른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저 이젠 멜로 영화 좀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같은 거 굉장히 잘 할 수 있거든요. 하고 싶다고 꼭 좀 써주세요.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한 두개는 들어오겠죠?"(웃음)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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