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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국민 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이 무너진 타격감의 빈 자리를 재치로 채웠다.
이승엽은 4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 홈 경기에 변함없이 팀을 대표하는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그러나 어깨와 손가락 등 거듭된 잔 부상 탓에 흐트러진 밸런스는 이날도 이승엽의 발목을 잡았다. 세번째 타석까지 삼진 두개와 중견수 플라이에 막히며 3타수 무안타.
8회 1사 1루서 맞은 네번째 타석도 출발은 좋지 못했다. 야쿠르트 두번째 투수 좌완 다카이의 초구 도망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오른 어깨가 빨리 열리는 전형적인 나쁜 스윙으로 초구를 잃었다.
이승엽은 곧바로 전략을 바꿨다. 2구째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방망이를 반토막만 잡은 채 상체를 수그리며 3루쪽으로 툭 밀어버렸다. 기습번트. 이승엽의 장타에 대비해 3루 베이스 뒤 쪽에 서 있던 야쿠르트 3루수 이이하라가 뒤늦게 달려나와 봤지만 별무소용. 이승엽은 여유있게 1루에서 세이프됐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결국 다음 타자 니오카의 유격수 땅볼 때 고사카가 홈을 밟아 점수차는 3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경기의 쐐기점에 이승엽이 징검다리를 놓은 것이었다.
요미우리는 4-1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19승(12패)째를 거두며 이날 패한 요코하마를 밀어내고 단독 1위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흐트러진 타격감은 계속된 고민으로 남아 있다. 3번째 타석이 대표적인 예다. 초구 슬라이더를 노리고 좋은 타이밍에 스윙이 나왔지만 결과는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노리고 친 공에 힘이 많이 실리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의 스윙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다. 이승엽은 이날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 손바닥을 연신 쥐락 펴락하는 장면을 노출했다. 손에 통증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