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르헨 꺾은 '루사일의 기적' 기념 위해 공휴일 지정

  • 등록 2022-11-23 오전 8:52:25

    수정 2022-11-23 오전 8:52:25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중동 다른 지역 팬들까지도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루사일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국경일을 선포했다.

중동 현지 매체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선언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일궈냈다. 리오넬 메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를 내줬음에도 후반 초반 연속골을 터뜨려 경기를 뒤집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는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손꼽힐만한 이변으로 인정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이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것이나 1966년 월드컵에서 북한이 잉글랜드를 이긴 사건,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세네갈이 프랑스를 누른 경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개최국 카타르가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게 무기력한 패배를 당한 것과 맞물려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에 중동 지역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물론 개최국 카타르나 인근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팬들도 이번 승리에 함께 열광하고 있다.

UAE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전투적으로 경기했다”며 “아랍에 기쁨을 준 사우디아라비아를 축하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고 축하인사를 올렸다.

카타르 도하의 한 고층 건물에는 “그린스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새긴 플랭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그린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의미하는 닉네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텔레비전 방송국은 베일을 쓴 여성들이 열린 선루프에 서서 사우디 국기를 흔드는 자동차 행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이변의 주인공이 된 공격수 살리흐 샤흐리(알힐랄)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것”이라며 “관중들이 많이 오신 것 덕분에도 힘이 났다.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를 더 이겨야 16강에 갈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승리를 계기로 우리 팀이 한 걸음씩 계속 발전해나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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