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아이스하키, 선수 집단 항명에 머리 감독 재계약 불발 밝혀져

  • 등록 2018-10-18 오전 10:51:06

    수정 2018-10-18 오전 10:51:28

새러 머리 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끌었던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선수들의 집단 항명으로 인해 물러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머리 감독은 지난 2014년 9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뒤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승을 거둔 것은 물론 3승을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에서는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디비전1 그룹B(3부리그)로 승격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올해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북 단일팀 총감독을 맡아 전세계에 큰 감동을 선물했다. 결과는 5전 전패에 그쳤지만 대회 직전에 성사된 남북 단일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겉으로 아름답게 포장됐던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은 내부적으로는 깊은 갈등으로 곪아있었다.

머리 감독은 올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계약돼있었다. 협회는 단일팀을 비롯해 재임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대표팀을 이끈 머리 감독과 재계약을 한다는 방침이었다. 머리 감독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를 원했다.

하지만 재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머리 감독의 교체를 공식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지난 4월 이탈리아 아시아고에서 열린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B(3부리그)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은 훈련을 거부했다.

머리 감독과의 재계약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세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뜻이 담긴 서한도 협회에 보냈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 23명 가운데 무려 21명이 머리 감독의 재계약 반대에 서명했다.

선수들은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감독 경험이 전혀 없었던 머리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 기용 방식에 오랫동안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결국 여자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3승 1연장승 1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머리 감독은 벤치에 없었다. 대신 김도윤 코치가 대신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대회가 끝난 뒤 머리 감독은 재계약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현재 미네소타의 한 고등학교 팀 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감독직은 머리 감독과의 계약이 끝난 4월 이후 6개월 동안 공석 상태였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결국 지난 16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령탑에 김상준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집단 항명 사태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선수들은 자격 정지가 끝나면 대부분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전망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귀화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원래 살았던 나라로 돌아간 상태다. 지난 17년 동안 대표팀 골문을 지켰던 신소정은 지난 6월 “운동선수가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습니다”며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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