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베팅으로 KBL로부터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받았던 현역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KBL 등록 후에도 불법 베팅을 했던 3명은 영구제명됐다. 대학 시절 잘못을 저지른 9명은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활동 이수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깊은 반성의 뜻을 전했다. 김선형은 징계 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60시간 동안 사회봉사를 했다. 앞으로도 계속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했다.
오세근도 서울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매 경기 리바운드와 블록슛 수에 따라 기금을 마련해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복귀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양복 차림으로 코트에 나와 사과문을 읽기도 했다.
코트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이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농구 팬들의 시선이 여전히 싸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고생이 긴 시간 동안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KBL도 곤혹스럽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난이 식지 않고 있다. 물론 할 말은 있다. 징계 선수들 대부분 프로 입단 전인 대학 시절에 불법 베팅을 했다. 금액도 많지 않았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징계 선수 대부분 팀의 주축 선수다. 리그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복귀가 필요하긴 했다.
반면 선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단순 일회성 베팅이었고 검찰에서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선수들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기한부 징계로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어찌됐건 이번 사건을 통해 모두가 상처를 입었다. 구단, KBL, 선수도 모두가 피해자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팬이다. 팬들이 받은 실망감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관중석과 시청률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땅에 떨어진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