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새해가 밝으며 프로야구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각 팀들은 자율 훈련을 마치고 하나 둘씩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했다.
팀 훈련이 시작되면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 어차피 정해준 스케줄이 끝나지 않으면 개인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정작 시즌 성적을 예상해볼 수 있는 기회는 자율 훈련기간이 더 적당할 수도 있다. 진짜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자율 훈련 기간이 되면 예전에 한 고참 선수가 해줬던 말이 떠오른다. "12월에 팀 웨이트 트레이닝장에 가 보면 대충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거울 보는 선수가 많으면 그 팀은 좋은 성적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거울은 웨이트 장의 필수 장비(?)다. 지루함과 동의어라 할 수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장치가 바로 거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몸의 변화는 거울을 통해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야구에 있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란 부상 방지와 지구력 및 체력 보강, 여기에 순간적인 힘을 낼 수 있는 파워를 키우기 위한 도구다.
예쁜 근육을 만드는 것과는 그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자율 훈련 기간이면 웨이트 트레이닝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고 할 만큼 훈련량이 많다. 그러나 그 결과 이승엽이 예쁜 근육을 갖게 됐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 고참 선수가 말하는 '거울 보기'란 보여주기 위한 몸 만들기를 뜻한다. 한마디로 거울 보는 선수가 많다는 것은 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선수가 많다는 뜻이고, 이는 결국 야구에 별반 도움이 안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스스로는 왜 그런지에 대한 인식을 잘 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거울 보는 남자'들의 공통된 성장 걸림돌이다.
한국 야구의 대표 레전드 양준혁(삼성)이나 이종범(KIA)이 벗은 몸이 멋있어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스타다.
얼마 전 우연히 만난 그때 그 고참선수에게 물었다. "요즘은 거울 보는 선수 많이 줄었죠?" 그는 대답 없이 싱긋 웃어보이기만 했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그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될 것같아 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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